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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e기술] 韓 백신 무역적자...글로벌 경쟁력 확보 필수

송영두 기자I 2021.08.21 10:12:39

글로벌 백신 시장 325억 달러 규모
미국, 중국, 인도 등이 백신 생산 선두국가
한국은 백신 무역수지 적자
코로나 등 고부가 백신 개발 위한 중장기 전략 필요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글로벌 백신 시장이 수백억 달러에 달하지만, 한국은 백신 무역수지 적자폭이 커지고 있어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바이오협회 ‘무역 관점에서 본 글로벌 백신 공급망 현황’ 리포트에 따르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백신을 원하지만, 백신 수출국은 90개국에 불과하고, 백신을 수입하는 국가는 208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 글로벌 백신 시장은 325억 달러 규모로 전체 의약품 시장의 3.5%를 차지했다. 특히 GSK(영국), 머크(미국), 사노피(프랑스), 화이자(미국) 등 4개 기업이 전체 시장의 약 90%를 점유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백신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으며, 모더나 같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기업들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백신 생산은 초기 연구개발은 물론 핵심 원료 공급자 선정, 생산 공정 세팅 및 품질 관리, 1차 및 2차 패키징 등 복잡한 단계가 형성돼 있다. 백신마다 서로 다른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특정한 유효성분(항원 등)이 포함돼 있으며, 오염 방지나 효능 유지 등을 위한 다양한 원료가 포함돼 있다. 또한 백신 저장을 위한 바이알과 고무 스토퍼, 운송에 활용되는 콜드박스, 드라이아이스 등과 냉동/냉장고, 주사기, 주사기바늘 등도 필요하다.

백신을 담는 유리병인 바이알의 경우 중국(17%), 독일(13%), 이탈리아(8.7%)가 주요 수출국이며, 주사기는 미국(14.5%), 중국(11.2%), 독일(9.6%), 주삿바늘은 미국(21.4%), 아일랜드(13.5%), 멕시코(11.3%)가 수출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으로 주목받고 있는 콜드체인에 필요한 품목인 저온박스는 중국(14.7%), 독일(12.6%), 프랑스(6.9%) 순이며, 백신캐리어는 미국(17.7%), 독일(14.2%), 멕시코(11.9%) 순으로 나타났다. 리포트는 “OECD가 무역 데이터 분석 결과 백신 생산, 유통 및 접종 등 백신 글로벌 공급망에는 국가 간 상호 의존도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바이오협회)
백신 수출 상위 10개국, 전체 수출금액 93% 차지

프랑스 세계경제연구기관 자료에 따르면 백신 수출 상위 10개국이 전체 수출금액의 93%를 차지하고, 수출물량의 80%를 차지했다. 수출금액 기준 아일랜드가 전체 수출의 28%를 차지해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로 꼽혔고, 벨기에가 21%를 차지해 2위를 기록했다.

아일랜드는 수출금액에서는 글로벌 수출 28%를 차지했지만, 수출물량에서는 3%를 차지했다. 수출단가가 kg당 1만 달러로 높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인도는 글로벌 수출금액 2%를 차지했지만, 수출물량에서는 8%를 차지해 백신 수출간가가 kg당 230달러에 불과했다.

반면 백신 수입 상위 10개국은 전체 수입금액 72%, 수입물량의 69%를 차지했다. 미국이 전체 수입의 24%를 차지해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였으며, 벨기에가 22%를 차지해 2위를 기록했다. 벨기에는 백신 생산은 물론 백신 패키징에 관련된 튼튼한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고, 신속한 임상시험 승인 절차를 갖고 있어 백신 강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백신 생산 선두국가는 미국·중국·인도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은 지난해 6월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잠재적인 백신 생산 선두 국가로 미국과 중국, 인도를 꼽았다. 그 뒤를 유럽, 호주, 브라질, 캐나다, 러시아, 영국이 따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는 미생물, 곤충세포 등으로부터의 재조합 단백질, 바이러스 관련 세계 최대 백신 생산국이며, 유럽과 미국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반면 DNA와 RNA 기반 백신은 유럽이 최대 생산국이며, 미국이 뒤를 잇고 있다.

한국은 백신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상황이다. 주요 수출국은 남미, 동남아 등이며, 수입국은 벨기에, 아일랜드, 유럽, 미국 등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1일 발표한 바이오의약품 상위 10개 품목 생산 및 수입 실적에 따르면 한국이 수출하는 백신은 주로 GC녹십자(006280),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등이 개발한 독감백신이며, 수입하는 백신은 프리베나13(폐렴구균), 가다실9(자궁경부암) 등 주로 특정질환에 대한 백신이다.

리포트는 “백신 개발에는 원천기술과 생산 인프라가 필요하고, 임상시험을 위해서도 많은 시간과 경험, 비용이 필요하다”며 “한국이 백신 선두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주요 백신 수출국들과 협력해 백신과 원부자재의 안정적인 확보를 도모하고,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민관의 집중협력과 투자, 고부가 백신 개발을 위한 중장기적인 전략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백신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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