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稅혜택+부가서비스' 체크카드 매력 쑥‥불황 반사이익도 누려

장순원 기자I 2018.12.13 06:00:00

올 상반기 체크카드 사용 7% 이상 급증
稅혜택+부가서비스 효과‥경기불황 반사익
은행계 카드사 중심으로 적극적 마케팅 강화

[이데일리 이서윤]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신용카드의 그늘에 가려 있던 체크카드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 다양한 부가서비스와 짭짤한 금전혜택을 찾아 소비자가 제 발로 찾고 있어서다. 금융회사들도 다양한 상품의 잠재고객인 만큼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체크카드 발급장수는 1억2900만장 규모다. 국민 1인당 2~3장꼴로 체크카드를 보유한 셈이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1.8%가량 늘며 신용카드 발급장수(1억2000만장)를 넘어섰다. 발급장수만 늘어난 게 아니라 실사용금액도 증가했다. 체크카드는 올 상반기 하루 평균 5000억원이 결재됐다. 작년 같은 기간과 견줘 7.1% 급증했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 결제금액 증가율이 3.7%인 것과 비교할 때 거의 두 배 가까운 수치다.

체크카드가 급격히 성장한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세금 혜택과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깔려있다. 근로소득세 연말 정산 시 체크카드의 소득공제율은 30%, 신용카드(15%)의 2배다. 또 대부분 연회비가 무료이면서 청구할인(캐시백), 영화관·놀이공원 현장할인, 포인트 적립을 포함해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주효한 결과다.

경기불황의 반사이익도 봤다. 외상구매를 할 수 있는 신용카드와 달리 체크카드는 대부분 자신의 통장에 들어 있는 금액 안에서 결제가 된다. 예산 내에서 계획적인 소비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여력이 줄어든 소비자들이 씀씀이가 커질 수 있는 신용카드보다 비슷한 혜택을 누리면서도 지출을 통제하는 체크카드를 선호하는 이유다. 한 은행계 카드회사 관계자는 “사회초년생이나 젊은 층이 혜택이 큰 체크카드를 발급받으려 은행을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은행이나 카드회사도 다양한 부가혜택과 캐시백을 장착한 체크카드를 통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최근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이하 카뱅)다. 카뱅이 지난해 7월 선보인 ‘카카오 프렌즈 체크카드’는 최근까지 600만장이 넘게 발급됐다.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가 그려진 디자인으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며 출발한 프렌즈 체크카드는 생활밀착형 업종을 중심으로 혜택을 확대하며 꾸준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소비자가 이 카드를 사전에 계약한 가맹점에서 쓰면 매달 10일 캐시백을 모아 최대 6만2000원을 월급처럼 통장에 입금해주는 게 특징이다.

은행권에서도 체크카드의 성장성을 주목하면서 소비자 혜택이 큰 카드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카드의 정석 포인트 체크(POINT CHECK)카드’를 선보이며 지난달 말까지 61만장 이상을 발급했다. 이 카드를 쓰면 사용액의 최대 1.5%까지 적립해 소비자에게 되돌려주는 게 장점이다. 여기에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PAYCO), SSG페이 같은 주요 간편 결제 플랫폼을 활용하면 1.5%포인트를 더 적립해준다. 하나은행의 ‘하나멤버스 1Q 체크카드’ 출시 2년만에 약 213만장이 발급됐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편이다. 현대카드나 삼성카드 같은 기업계 카드사들도 적립혜택을 높이고 부가서비스를 다양화한 체크카드로 맞불을 놓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은행이나 카드회사 입장에서 체크카드는 수익이 많은 상품은 아니다. 연회비를 받기 어려운데다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면 남는 게 없을 정도다. 최근에는 신용카드와 엮여 체크카드의 가맹점 수수료도 낮아져 수익성은 더 악화했다. 반면 체크카드 고객을 확보해두면 이들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영업도 가능하고 다른 금융상품으로 외연을 확대하기도 유리하다. 고객들의 데이터를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체크카드 자체는 벌이가 안되도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당장 과도한 수수료 탓에 규제가 강화된 터라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임에도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을 끌어 들이려는 분위기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약관에 반영하는 부가서비스 대신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