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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임원 대해부⑤]유리창 깬 여성 임원들

이성기 기자I 2015.06.19 06:00:50

신순철·김옥정·박정림·김성미 부행장
직원 소통은 기본, 자리 관리 철저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특유의 섬세함과 일에 대한 열정. 거기에 남성 못지 않은 강단까지.

견고한 ‘유리 천장’을 뚫고 은행권에서 부행장급 임원 자리에 오른 여성들은 저마다의 ‘무기’가 있다. 현재의 성공은 남다른 노력과 그간 흘린 땀이 빚어낸 훈장이다.

국내 첫 여성 은행장 자리에 오른 권선주(59) 기업은행장은 온화한 표정에 조용한 말투가 몸에 베어 어머니 같은 푸근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남성 문화가 강하기로 유명한 금융권에서 입사 35년 만에 ‘유리 천장’을 깨고 수장 자리에까지 오른 만큼 ‘외유내강형’ 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경기여고와 연세대 영문과를 나온 권 행장은 1978년 공채 17기로 입행한 뒤 27년간 영업 현장을 누비며 잔뼈가 굵었다. 외환사업부장, 카드사업본부 부행장,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권 행장은 직원들 사이에서 ‘퀵 러너’(Quick learner)로도 통한다. 새로운 업무를 맡을 때마다 누구보다 공부를 열심히 해 업무 보고를 하는 실무진들을 되레 당혹케 할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 신순철 신한銀 부행장, 김옥정 우리銀 부행장, 박정림 국민銀 부행장, 김성미 기업銀 부행장.


기업은행 관계자는 “은행장의 특성상 각종 행사에 참석하는 일이 많은데 모든 강연이 끝난 뒤에야 자리에서 일어날 만큼 지식 습득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권 행장은 직원들과의 술자리에서 새벽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초부터 신한은행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있는 신순철(55) 부행장(업무개선그룹장) 역시 갖은 차별을 이겨내고 신한은행 최초 여성 임원 자리에 올랐다. 대전여상을 졸업하고 1979년 옛 조흥은행에 입행한 신 부행장은 기업여신심사부장, 기업금융지점장, 개인금융부장, 경기중부본부장 등 개인과 기업금융을 두루 걸친 영업통이다.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열심히 공부한 결과 4년 만인 2004년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과정을 마쳤다. 출근 전 매일 1시간씩 운동을 통해 체력 관리를 할 정도로 자기 관리에도 철저하다.

지난해 초 자산관리(WM) 사업단 상무로 승진한 뒤 1년 만에 부행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김옥정(56) 우리은행 부행장(리스크관리본부)은 현장에서 영업을 직접 진두지휘했던 ‘야전 사령관’형으로 통한다.

여성 임원 가운데 ‘막내’인 박정림(52) 국민은행 부행장(리스크관리그룹)은 1986년 체이스맨해튼은행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 뒤 국회 정몽준 의원실 비서관, 삼성화재 자산리스크관리 부장 등을 거쳐 2004년 국민은행 시장운영리스크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남성과 똑같이 인정받으려면 120% 일해야 한다”는 게 평소 지론이다. 지난 연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취임 후 단행한 첫 인사에서 절반 이상의 부행장들이 퇴진했을 때에도 자리를 지켰을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리틀 권선주’로 불리는 김성미(56) 기업은행 부행장은 1982년 입행해 힘쓰는 일도 마다치 않는 부단한 노력으로 지난해 초 ‘행내 2호’ 임원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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