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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미용실부터 장수 축하금까지…서울 자치구 '약자와의 동행' 주목

함지현 기자I 2024.01.18 06:30:00

복지등기·건강음료 배달사업 통해 정기적으로 안부 확인
위기가구 신고자 포상금 주고 전담 인력이 사각지대 발굴도
"사각지대 발굴하고 다양한 돌봄 체계 구축 이어갈 것"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지난해 겨울 송파우체국 집배원 이 모씨는 장지동 한 가구에 등기우편을 전달하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해당 가구가 모자(母子)가구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이 씨는 해당 사실을 송파구청에 알렸고 구는 즉시 ‘대한적십자사 희망풍차’ 사업과 연계해 쌀, 부식 등 생필품을 긴급지원했다.

서울시 자치구들이 연초부터 다양한 사업을 통해 ‘약자와의 동행’에 나서는 모습이다.

양천구 건강음료 매니저가 저소득 1인가구에 요구르트를 배달하며 안부확인 중인 모습(사진=양천구)
주기적으로 취약계층 방문…생활실태·주거환경 살쳐

17일 자치구에 따르면 송파구는 위기가구를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복지등기 우편서비스’를 올해부터 시작한다. 복지정보를 담은 등기우편물을 위기 의심가구에 배달하며 위기 징후를 살펴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위기 의심가구에 매월 1회 ‘복지등기’ 우편을 발송하고, 송파우체국 집배원은 이를 배달하면서 해당 가구 생활실태나 주거환경을 살핀다. 점검 내용을 토대로 복지담당자는 상담을 거쳐 위기극복에 필요한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양천구는 ‘저소득 1인 가구 건강음료 배달사업’의 연령 제한, 법정 저소득 기준을 폐지하고 복지 사각지대까지 포괄할 수 있도록 수혜 대상을 확대한다. 홀몸 가구의 사회적 고립 및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이 사업은 돌볼 가족이 없는 취약계층 독거 가구에 주 3회 유산균 발효 요구르트 등 건강음료를 배달하며 정기적으로 안부를 확인하는 복지 서비스다. 건강음료 매니저는 배달 음료가 방치돼 있거나 우편물이 다량 적치되는 등 이상 징후 발견 시 즉시 관할 동 주민센터로 신고하게 된다.

광진구는 생일을 맞은 90세 이상 기초생활수급 어르신을 대상으로 ‘장수 축하금’ 30만 원을 지원한다. 대상은 1934년 이전에 출생한 어르신 가운데 광진구에 1년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 중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다. 올해는 185명(100세 도래 7명, 90~99세 178명)으로 예상된다. 주민등록 생년월일 1개월 전까지 신청서를 제출하면, 생일이 속하는 달 말일에 축하금을 받게 된다. 한 번 신청하면 지급 중지 사유가 발생하기 전까지 해마다 지원받을 수 있다.

강북구는 다음달부터 민간업소와 손을 잡고 장애인들이 착한 가격으로 편리한 미용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장애인친화미용실‘을 운영한다. 헤어컷·새치염색 1만원, 파마는 2만원까지 1인당 연간 12만원을 지원한다.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미용실 입구나 내부에 경사로를 설치하고 입구에는 ’장애인친화미용실‘ 현판도 걸 예정이다.

포상금까지 내걸고 위기가구 발굴 적극 나서

구로구는 ‘위기가구 신고자 포상금 지원사업’을 시행한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구를 신고해 복지대상자로 선정된 경우 신고자에게 3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구로구는 발굴한 위기가구에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인공지능(AI) 안부확인서비스, 스마트플러그, 우리동네 돌봄단 등을 활용해 사후관리를 하고 신고자는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 위촉하는 등 복지공동체로의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성동구는 지난 2022년 구성한 ‘위기가구 촘촘발굴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새롭게 선발된 4명의 전담 인력이 2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발굴단은 동주민센터별 사회복지 담당자와 협력해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 조사대상자 방문 및 거주 확인 △스마트돌봄 대상자 현장 확인 △복지사각지대 발굴·조사를 위한 방문 △동 단위 인적안전망 운영 지원 △반지하, 고시원 등 주거취약지역과 부동산, 약국 등 생활밀착업소 중심의 복지사각지대 발굴 활동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자치구 관계자는 “사회적 약자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발굴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사각지대를 두루 살피고 다양한 돌봄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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