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90만원?…"비싸도 선구매"vs"이해 안돼"

이선영 기자I 2021.09.11 09:53:10

배 단장 "아직 계약 체결 단계"
정부, 내년까지 치료제 예산 362억원 책정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정부가 글로벌 제약사를 상대로 비공개 선구매 협상을 진행 중인 알약 형태로 복용하는 코로나19 치료제의 가격이 1인당 90만원 이상일 것이란 추정이 나온 가운데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머크(MSD)사의 먹는(경구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사진=로이터)
10일 배경택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먹는 치료제 가격이 1인당 90만원이 넘을 수 있다는 게 맞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현재 아직 명확하게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체결하려는 단계”라며 “개별 계약 사항들에 대해 다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진행자가 “90만원이 아니라 9만원도 비싼 것 아닌가. 제약사 너무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하자 배 단장은 “사실 그 부분은 맞는 것 같다”면서도 “먹는 치료제를 드시지 않게 되면 병원에 입원하거나 생활치료센터를 가야 하지 않나. 이럴 때 들어가는 직접적인 비용과 경제적 활동을 못 하는 데 따른 비용들을 계산해 비교 평가해야 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

현재 경구용 치료제 개발의 선두 주자는 미국 머크사다. 이르면 10월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몰누피라비르’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6월 머크사의 경구용 치료제 170만명분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1명당 700달러 가량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질병관리청 또한 경구용 치료제 구매를 협의하고 있다면서 올해 추경 예산에 1만8000명분(168억원), 내년 예산안에 2000만명분(194억원)에 대한 구매비용을 반영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산술적으로 1인당 치료제 구매 비용이 약 95만원으로 책정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배 단장은 경구용 치료제 도입 효과에 대해 “주사로 치료제를 투입하는 경우 대부분 가정에서 하기 어려워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는데 먹는 치료제는 처방을 받으면 집에서 경과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이 많이 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경구용 치료제 자체 개발에 대해서는 “주사제로 혈관에 넣는 것과 소화기 쪽으로 넣어서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게 하는 게 쉬운 기전이 아닌 것 같다”며 “이에 제약업계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많이 얘기한다”고 말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카피약이 나오기 전까지는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다”며 “비싸더라도 선구매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일각에서는 “2만원대 백신 구입은 주저하면서 90만원대 치료제는 선뜻 사겠다고 나서는 정부가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쓴소리를 날렸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