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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기나긴 비… 각 가정 ''곰팡이 비상''

노컷뉴스 기자I 2010.09.08 08:16:44
[노컷뉴스 제공] 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단독주택에 사는 최추현(51)씨는 고민에 빠졌다.
코스프레에 사용되는 의상을 집에서 직접 제작해 판매까지 해야 하는데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버렸기 때문.

심지어 최씨가 미리 준비해 뒀던 원단에까지 곰팡이가 거뭇하게 피어 의상을 아예 만들 수 없게 됐다.

최씨는 "창고에 원단을 많이 쌓아 놓았었는데 곰팡이가 아주 많이 피어버렸다"며 "한 번 핀 자리에 또 피어 냄새까지 뱄다. 올 여름은 아주 최악이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다세대주택에 사는 백지은(26)씨의 사정도 마찬가지.

후천적으로 얻은 아토피 피부염과 비염으로 고생하고 있는 백씨는 "곰팡이까지 마구 생겨 건강이 더 안 좋아질까 봐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곰팡이가 늘어난 뒤로 몸이 더 가려운 것 같아 괴롭다"고 말했다.

이처럼 올 여름 잦은 비와 잇따른 태풍으로 각 가정에서는 때 아닌 곰팡이와의 전쟁을 치르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초대 하지 않은 손님 '곰팡이'는 집안 구석, 특히 창문 틈과 방 안 천장, 베란다, 화장실 등 곳곳에 피어 갖은 고통을 떠안기고 있다.

곰팡이(mold)는 몸이 주로 실로 된 균사의 총칭. 균사 끝에 달린 포자로 공기 중에 둥둥 떠 다니다가 주변에서 습도가 높아지면 활발히 증식하는 특성을 지닌 균류를 말한다.

특히 곰팡이는 장롱이나 옷장처럼 습기가 한 번 유입되면 잘 빠져 나가지 못하는 곳에서 영역을 넓혀간다.


 
마땅히 해결책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이들에게, 전문가들은 우선 집안 '습도'부터 조절해야 장마철 곰팡이를 억제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경북대 미생물학과 김종국 교수는 "실내에 있는 수분 함양을 우선 낮춰야 한다. 공기를 순환시켜야 집안 습도가 낮아져 곰팡이가 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번씩 보일러를 틀어주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라며 "저희 집도 가끔 보일러를 틀어 온도를 높이는 것으로 습도를 제거한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예방법과 함께 실질적인 대책도 제시한다.

한 미생물학과 교수는 "아무리 힘써 닦아도 다시 곰팡이가 고개를 들이밀면 물에 락스를 조금 타 분무기에 넣은 뒤 뿌리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라며 "식초와 같은 산성 물질을 헝겊에 묻혀 닦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은 재발 방지에 주력하는 것. 곰팡이는 실내 습기가 있는 환경이라면 금세 재발될 수 있는 만큼 조심해야 된다는 이야기다 .

전문가들은 "화학 제품으로 일시적인 살균을 해 곰팡이나 세균을 제거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곰팡이가 발생할 수 없는 환경을 미리 만들어 두어야 한다"며 "평소 생활 습관을 통풍이 잘 되는 환경으로 조성해 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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