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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名家 2세 여성 CEO, 재도약 위해 '고군분투'

윤정훈 기자I 2021.11.17 07:00:00

코로나19 위기속 경영 시험대
최혜원 형지I&C 대표, 브랜드 리뉴얼과 미국 온라인 판매 강화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 NBA 중국 진출+골프웨어 강화로 실적 개선
박이라 세정 사장, 온라인몰 강화와 유튜브 콘텐츠 늘려 4050여성 공략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국내 패션 중견기업의 2세 여성 경영인들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기에 직면한 기업의 생존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기업의 재도약을 이끌어 2세 경영인으로서 능력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좌측부터)최혜원 형지I&C 대표, 김지원 한세엠케이 및 한세드림 대표, 박이라 세정 사장. (사진= 각 사)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병오 형지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혜원 대표가 이끄는 형지I&C는 3분기 전년 대비 적자폭을 17억원 줄인 3712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123억원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소비 시장의 회복으로 형지I&C가 운영하는 예작, 본, 캐리스노트 등의 매출이 회복한 덕분이다.

2016년부터 형지I&C의 대표를 맡고 있는 최 대표는 올해 흑자전환을 통해 실력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부친인 최 회장이 지난 7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만큼 독자 경영 능력을 보여줄 필요성이 커졌다.

이를 위해 최 대표는 남성복 브랜드 본의 프리미엄 라인 ‘매그넘 컬렉션’을 확장하고 여성복 캐리스노트의 ‘어덜트 컨템포러리’ 존으로 리뉴얼을 통해 실적 회복을 꾀하고 있다. 더불어 셔츠 브랜드 예작의 아마존 미국 시장 진출을 통해 온라인 시장도 개척하고 있다. 예작은 지난 4월 진출 이후 매달 판매량이 늘어났고 9월 판매량은 첫 달 대비 1500%에 달한다.

형지I&C 관계자는 “작년에는 업계 전반이 힘들었지만 올해는 브랜드 리뉴얼이 진행된 만큼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지원 한세드림·한세엠케이 대표도 작년 부임이후 적자경영을 하고 있는 만큼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시점이다. 1981년생인 김 대표는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의 막내딸로 패션업계 여성 CEO 중 가장 젊다.

한세엠케이는 올해 3분기 전년 대비 11% 감소한 408억원 매출액과 영업손실 45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올해 한세엠케이가 운영하는 스포츠 브랜드 ‘NBA’와 골프웨어 ‘PGA 투어 & LPGA 투어’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강화했다. 이들 브랜드는 약진했지만 버커루, 앤듀, 티비제이 등 기존 브랜드가 다소 부진해 전체적인 실적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대표는 NBA·NBA 키즈의 중국 사업 확대와 PGA투어와 PGA 투어의 영밸류 라인업 추가 등을 통해 내년 2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골프웨어와 NBA의 카테고리 확장과 다양한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고객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라며 “온라인몰 스타일24의 리뉴얼과 무신사, 와디즈 등 플랫폼과 협업을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정그룹 박이라 사장도 패션업계 대표적인 2세 경영인이다. 박 사장은 세정그룹 창업자인 박순호 회장의 셋째딸이다. 박 사장은 지난 2019년부터 3년째 그룹 경영을 총괄해오고 있다. 세정은 여성복 올리비아로렌, 남성복 웰메이드, 캐주얼 브랜드 크리스크리스티, 주얼리 브랜드 디디에두보 등을 운영하고 있다.

박 사장은 가두점 위주의 매장 운영으로 코로나19에 취약했던 사업구조를 체질개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온라인몰을 강화하는 한편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 소통을 늘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웰메이드는 작년 트로트가수 임영웅을 모델로 발탁해 온·오프라인 채널 유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리바이로렌은 유튜브 채널 ‘올리줌톡’을 운영해 주력 고객인 4050 여성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이 덕분에 작년 웰메이드의 매출은 전년 대비 193% 뛰었다.

디디에두보는 온·오프라인 유통 플랫폼 확장을 통해 견조한 실적을 기록중이다. 특히 작년 온라인 매출은 137% 신장하며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다. 디디에두보는 올해 ‘더현대서울’을 비롯해 중국 상하이와 청두 쇼핑 몰 등에 신규 매장을 오픈하는 등 오프라인도 확장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 2세 경영인들이 아직 자신만의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며 “이들이 내년에도 제대로 된 실적이나 성과를 내지 못하면 대내 입지가 흔들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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