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 사업확장 시동…상장 군불때기

전재욱 기자I 2020.12.04 05:30:00

지난달 말 이사회 결의로 사업목적 확장
식품 중개업 강화하고 부동산 개발사업 진출
외식환경 리스크 줄이고, IPO 추진 박차 전략
"정해진 것 없다"지만…전례 비춰 신사업 전조 해석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방송인 백종원이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가 주력인 외식사업에서 벗어나 사업 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어 주목된다. 코로나19로 외식 산업이 침체한 데 따른 돌파 전략으로 해석된다. 자연히 그간 군불만 때오던 상장에 박차를 가하는 신호라는 해석도 따라 붙는다.

(사진=더본코리아)
3일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지난달 하순 이사회를 열어서 회사의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내용이 담긴 정관 변경 안건을 의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이로써 더본코리아의 사업 목적은 종전보다 14가지가 추가 혹은 변경됐다. 식품 중개업을 별도로 진출하고 지역 특산물 개발 사업에 도전할 계획이다. 본업과 거리가 있는 부동산 관련 사업을 본격화하려는 시도도 눈에 띈다. 도시 개발 및 재생 사업과 테마파크 운영업에 뛰어들 예정이다.

회사를 둘러싼 영업 환경을 고려한 조처로 해석된다. 코로나19로 외식업계가 타격을 받으면서 외식 프랜차이즈를 주축으로 하는 더본코리아도 부침을 겪었다. 접객업은 힘들었고, 배달 가능업은 선방했다.

더본코리아 대표 브랜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새마을식당, 홍콩반점, 빽다방, 한신포차.(사진=더본코리아)
간판 브랜드 새마을식당 가맹점은 지난해 129개(공정위 기준)에서 이날 현재 117개(더본코리아 홈페이지 기준·이하 동일)로 줄었다. 이밖에 육류 브랜드 돌배기집은 47개에서 45개로, 본가는 36개에서 34개로 각각 정체했다. 반면에 백다방이 617개에서 713개로, 홍콩반점 213개에서 236개로, 역전우동은 114개에서 132개로 각각 늘었다.

새 사업 구상은 출렁이는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려는 전략이다. 수익원을 늘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면 외식을 뛰어 넘어야 한다.

이번 작업이 회사의 상장에 박차를 가하려는 수순이라는 해석도 있다. 더본코리아는 2018년 NH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서 이렇다 할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 상장 시기와 방법을 재는 동안 업황이 회사에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이 상황을 타계하고 상장에 도전하려면 외부에 던지는 메시지가 필요하다.

지난달 상장한 교촌치킨 학습효과가 반영된 것으로도 풀이된다.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상반기 본업에 없던 바이오 산업 진출을 선언했는데 시장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외식의 틀을 깨는 성장성을 제시해 기업공개에서 성공적으로 투자금을 모으려는 전략이었다. 이후 이뤄진 교촌에프앤비 상장은 두루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더본코리아는 아직 이렇다 할 사업 방향이 잡힌 것은 아니라고 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구체화 된 것은 없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 목적을 추가한 것”이라며 “더 이상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에도 더본코리아가 새 사업을 시작하기 직전 정관을 고친 사례가 있어 주목된다. 백 대표를 주축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것이 사례다. 백 대표가 유튜브에 ‘백종원의 요리비책’을 개설하고 첫 동영상을 띄운 시기는 지난해 6월이다. 더본코리아가 방송·연예인 매니지먼트 사업을 시작하기로 정관을 고친 것은 그해 5월이었다. 한 달 시차를 두고 이뤄진 이 작업은 신사업에 대한 전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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