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은 잠잠했지만 아무런 이슈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실 큰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었던 이벤트가 예정돼 있었다. 바로 올해 마지막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다. 이미 주가가 상당 부분 올라온 상태인 데다, 백신 기대감까지 더해진 상황이기 때문에 연준이 자산매입 등 유동성 추가 공급에 전제조건을 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었다. 전제조건이 더해지면 연준이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로 비칠 수 있어 주식시장엔 부정적이다.
그러나 올해 마지막 FOMC에서 파월 의장은 얼핏 보면 산타는 아니지만 산타의 모습으로 시장에 나타났다.
먼저 FOMC에서 자산매입 규모 확대 시그널 없이 경제전망만 수정됐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을 감안해 올해 성장률은 지난 9월 전망치 마이너스(-) 3.7%에서 -2.4%로 올랐다. 내년도 4%에서 4.2%로, 내후년 역시 3%에서 3.2%로 상승했다. 반면 내후년 이후 성장률은 미미하게 낮췄다. 2023년의 경우 2.5%에서 2.4%로, 장기로는 1.9%에서 1.8%로 내렸다. 반면 자산 매입 규모 확대와 관련된 확실한 언급은 없었다. 자산매입 규모 확대나 듀레이션 조정을 기대했었는데 이와 같은 조치 없이 오히려 경제 전망만 좋아졌기 때문에 시장은 일순간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하지만 이후 기자회견에 파월은 완화적인 입장을 다시 한 번 피력하며 시장을 안심시켰다. 백신이 보급되기 시작했지만 바이러스 재확산이 가속화된 데 위험이 크며 앞으로 1~2분기 동안에는 정책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등 완화적인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따라서 올해 마지막 FOMC는 기대했던 큰 선물은 없었으나 실망할 만한 이슈도 없었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이러한 증권가의 시각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듯 이번주 글로벌 시장도 FOMC 이후 커다란 변화는 없었다.
산타 아닌 산타 같았던 파월 덕에 주식시장은 큰 요동침 없이 연말을 맞이하게 됐다. 다만 연준의 자산이 큰 폭으로 추가 증가하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재정정책의 일환인 경기부양책이 얼마의 규모로 타결될 지 여부에 더 큰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