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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맥주 대표 격이었던 아사히 맥주는 편의점과 마트 등 유통 채널에서 이미 사라졌다. 그 자리를 한국 맥주와 중국 맥주 ‘칭다오’가 메우고 있다.
이데일리와 모바일 설문조사 기업 오픈서베이가 함께 조사한 맥주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이는 극명히 드러났다. 이데일리는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우리 맥주와 불매운동 후 일본맥주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변화를 조사했다. 조사 대상은 전국 20~50대 1000명이었다. 조사 시점은 8월1일로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다고 발표하기 전날이었다.
그 결과 우리 국민 중 79.4%는 일본맥주 불매에 대해 매우 찬성하는 것에 동의했다. 이들은 일본 맥주를 ‘1만원에 수입맥주 4캔’ 등의 할인행사에서 제외하는 등 적극적으로 불매해야한다고 답했다. 찬성하지만 할인품목 제외는 과하다고 생각한 비율은 10.5%였다. 일본맥주 불매에 찬성하는 의견이 89.9%라는 뜻이다.
불매운동이 과하다고 대답한 비율은 4.7%였다. 국가적 문제에 국민이 참여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은 1.3%였다. 우리 국민 10명중 9명은 일본의 대(對)한국 제재에 공분하고 있으며 일본맥주 불매에 찬성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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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 중 41.3%가 불매운동 이후 일본맥주를 안먹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원래 일본 맥주를 마시지 않았다고 답한 비율은 52.3%였다. 즉 우리 국민 90% 이상은 이미 일본맥주 불매에 동참하고 있었다. 예전과 별 차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5.8%, 불매 운동 이후 더 많이 마시다고 답한 비율이 0.6%였다.
일본 맥주를 사지 않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맥주를 보면 화가난다’, ‘문재인 정부 지지와 상관없이 일본이랑 붙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라는 응답 등이 있었다.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제재가 국내 잠재해 있던 극일감정을 자극한 것이다.
불매운동 한달만에 수입맥주 1위였던 아사히는 위상이 크게 하락했다. 최근 한달간 가장 많이 마신 맥주를 묻는 질문에 아사히는 칭다오(6.4%)는 물론 호가든(4.8%)에도 밀렸다. 아사히는 군소 수입맥주 수준인 1.8%였다. 다른 일본 맥주인 기린(0.7%), 삿포로(0.7%) 등은 1% 밑이었다. 일본 맥주 없으면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자신한 일본 극우혐한 인사의 공언이 무색해진 것이다.
일본 맥주 회사 입장에서 더 큰 위기는 불매운동 이후에도 점유율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불매운동이 끝나고 일본 맥주를 다시 찾겠다는 응답은 4.4%에 불과했다. 일본 맥주 대신 먹게 된 국산 맥주나 다른 수입 맥주를 계속해서 먹겠다고 답변한 비율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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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본 정부의 계속된 경제 제재로 우리 국민의 극일(克日)정서가 자극됐고 이는 절대 다수의 불매운동 참여로 이어졌다. 일본 맥주 회사들은 한국인이라는 세계 최대 고객을 잃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