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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직장인 김모씨(37·여)는 서울 마포에 터를 잡은 지 5년가량 됐다. 그 사이 동네에는 이런저런 변화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확 달라진 건 아파트 상가의 주인들이다.
정문 옆 상가의 1층은 편의점을 빼고는 최근 2~3년간 모조리 바뀌었다. 주민들이 삼삼오오 맥줏잔을 기울이던 작은 호프집은 몇 달 전 치킨 전문점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고, 그 옆 서너평 남짓한 공간에는 저렴한 가격의 커피집이 2년여 전 문을 열었다. 최근에는 그 옆에 과일가게가 생겼다.
다만 김씨는 이곳을 찾은 적이 거의 없다. 그는 “커피를 좋아하지만 출퇴근길 집 근처에서까지 사서 마시지는 않는다”면서 “한때 저녁 전에 치킨을 시키면 1000원 할인 소식도 들었지만 원래 먹던 곳에서 주문하게 되더라”고 했다.
그 뿐만 아니다. 아파트 내 상가 지하에는 1년여 전 헬스클럽이 문을 열었다. 30대의 ‘젊은 사장님’이 창업했는데, 김씨는 “잘 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직도 아파트 곳곳에는 퍼스널 트레이닝(PT) 등의 가격 할인을 알리는 전단지가 돌아다닌다고 한다.
‘불황에는 간판집이 제일 잘 된다’는 속설이 있다. 최근 경기 침체 탓에 자영업자의 개·폐점이 빈번해지면서 실내장식가게 창업이 증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22일 이데일리가 국세청의 사업자현황 통계를 분석해보니, 지난해 11월말 현재 실내장식업 개인사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8.76% 증가했다. 업종 전체 평균(3.60%)을 훌쩍 뛰어넘었다. 국세청의 개입사업자 수는 통상 소규모 자영업자로 인식된다.
인테리어 전문점의 인기는 추세적이다. 1년 전인 2015년 11월 당시 통계를 보면, 실내장식가게는 전년 대비 11.32% 급증했다.
임영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은 “경기가 좋지 않으면 간판집이 잘 된다는 얘기가 틀리지 않다”면서 “인테리어점 급증은 이른바 점포 ‘손바뀜’이 많다는 의미인데, 창업시장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씨의 동네처럼 눈에 익을만 하면 간판을 내리는 가게가 많은 건 자영업의 ‘불편한 진실’이다.
그렇다면 실내장식가게의 손이 가장 많이 가는 업종은 무엇일까. 대표적인 게 커피음료점이다. 지난해 11월 전년 대비 19.92% 급증했다. 전자상거래, 오픈마켓, 블로그 등 인터넷을 통한 판매인 통신판매업도 12.34% 증가했다. 편의점(11.86%)도 어디서든 몇 개씩 볼 수 있는 가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