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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6일 오전 11시 30분(현지시간) 수변 중심의 복합단지인 그랜드 캐널독 지구를 방문하며, 삼표부지와 성수 일대를 서울의 한강변에 글로벌 미래 업무지구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19일 밝혔다. 아일랜드의 법인세는 최고 12.5%(한국 24%)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런 세제 바탕으로 더블린 도크랜드에 조성된 그랜드 캐널독 지구는 구글·애플·메타(페이스북 운영사) 등 글로벌 IT기업의 유럽 본사가 자리하며 업무·주거·상업·문화가 복합된 형태다. 과거의 가스시설부지를 재개발한 사례로 전폭적인 규제 완화와 공공- 민간 협력을 통해 조성됐다. 이곳은 유럽의 실리콘밸리란 뜻에서 ‘실리콘독’이라고 불리며, 약 5만명 인력이 아일랜드 전체 GDP의 약 9%를 창출하고 있다.
이날 오 시장은 극장의 커튼을 형상화한 외관을 지닌 무대 콘셉트로 건축한 ‘도크랜드 대운하 극장’과 곡선 형태의 유리벽 외곽이 돋보이는 ‘도크랜드 컨벤션 센터’를 찾았다. 이 곳에서 독특한 디자인의 건축물과 주변 공원 등 도심 속 수변공간들이 조화를 이루게 한 더블린시의 수변도시 명소화 정책을 관심있게 둘러봤다.
앨런 로빈슨 도크랜드 비지니스포럼 대표는 그랜드 캐널독 지구의 성공 요인에 대해 “풍부한 젊은 인력과 유럽연합(EU)회원국으로서의 편리한 이동 등 연결성”이라고 답했다.
현재 크랜드 캐널독 지구에 있는 다국적 경영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에서 인턴십을 하고 있는 대학생 보리스 스타비스키(20)씨는 “도심 접근성이 좋고 회사들이 밀집해 있어 교류하기도 편해 일하기 좋은 환경”이라며 “주변에 문화시설들이 모여있고 인근 지역에서 이동하기에 위치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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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지난 2009년 삼표레미콘 부지에 예정됐던 GBC(글로벌비지니스센터) 계획과 지난 10년간의 변화를 담아 성수 일대를 그랜드 캐널독 지구와 같은 ‘글로벌 미래업무지구’를 조성해 새로운 한강변 랜드마크로 조성할 계획이다. 삼표부지는 당초 현대 GBC 건립을 추진했지만, 한강변 높이 규제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서울시의 새로운 비전 제시(강제철거→부지활용)로 성수 레미콘공장을 자진 철거하며,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서울시는 삼표부지에 들어설 ‘G.F.C’를 2025년 착공을 목표로 ‘건축혁신형 사전협상’으로 추진, 세계적 건축가 4명 가량을 지명하는 방식으로 국제현상설계 공모를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혁신적인 디자인의 수변 랜드마크를 건립할 예정이다. 또 초고층건물 설계가 가능하도록 현재 1종일반주거지구(최대 용적률 200%)에서 일반상업지구(800%)로 종상향하고, 민간 개발사는 6000억원 규모를 공공 기여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삼표부지를 인근 경의중앙선 응봉역과 보행교로 연결하고, 분당선 서울숲역과는 무빙워크 등을 설치하는 등 접근성도 개선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삼표부지를 ‘타미’ 산업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하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 국제 인증을 받는 친환경 LEED(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 플래티넘 건축물로 건축한다. 서울숲은 기존 성수지역의 입주기업과 삼표부지의 ‘타미’ 기업이 만나는 미래산업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저(低)이용 부지를 활용해 전시문화, 컨벤션, 컨퍼런스 등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밖에 서울숲 및 주변과의 연계성 강화해 저층부를 선큰, 덮개공원 등으로 연결해 지형적 한계를 극복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삼표부지는 주변 자연과 환경, 사람, 주거·업무·레저 등이 다 어우러지는 큰 그림”이라며 “타미 기업을 중심으로 민간기업이 오고 싶도록 바탕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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