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투자자들은 다 떠났죠. 실거주하고 싶어하는 무주택자들만 기웃거리는 상황이에요.”(천안시 동남구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17일 파주와 천안, 울산 등이 규제지역되면서 해당 지역 부동산시장이 곧바로 관망세에 진입했다. 단 하루만이다. 최근 1개월간 풍선효과로 아파트값이 급등세를 보였지만 단기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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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19일 부산 해운대·동래·남·연제·수영구와 대구 수성구, 경기도 김포 등 7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집값 과열이 계속되는 지역은 추가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파주와 천안, 울산 등이 규제지역에서 제외되면서 해당 지역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가파른 집값 상승세가 나타났다.
실제 파주 목동동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21일 9억원(15층)에 매매 거래된 데 이어 같은 달 26일 9억1000만원(11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면적형은 10월에만 하더라도 6억 후반에서 7억 초반에 시세가 형성돼 있던 매물이다. 한 달도 되지 않아 2억원 가까이 가격이 뛴 것이다. 현재 매도 호가는 11억원까지 올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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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목동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갑자기 규제지역으로 지정된다고 하니 가계약금을 건 사람들도 우선 기다리자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 집값이 어떻게 바뀔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실제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시 일시적으로나마 집값이 잡히는 효과가 있었다. KB부동산리브온에 따르면 김포의 경우 10월 중순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이 2%대로 치솟았지만 이달 0.48%까지 낮아졌다. 부산 해운대구도 11·19 규제 당시 1.9%까지 올랐던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이 지금 0%대로 무너진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미 투자자들이 다 몰려간 데다가 집값이 터무니없이 오른 상황이라 ‘뒷북 대응’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울산 범서읍 문수산동원로얄듀크 아파트 인근 K공인은 “이미 투자자들은 대출 70% 받아서 아파트 매물 싹 쓸어갔다”며 “그들이 올려놓은 집값 때문에 오히려 실거주자들이 발만 동동 굴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 정부 들어서 3년 간 규제지역 지정 등을 박차게 했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며 “잦은 부동산 정책으로 오히려 부동산 시장의 불안만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