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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의 중소기업 지원, 과학자가 기업관점서 접근해야"

이승현 기자I 2015.05.30 07:38:12

STEPI 주최 '국가 R&D혁신 심포지움'.."출연연, 변화 넘어 변신 필요"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국내 연구소기업 1호인 콜마비앤에이치(200130)의 김치봉 대표는 29일 “과학기술 출연연구기관의 중소·중견기업 지원 연구소화가 잘 됐으면 한다”면서도 “연구자들이 과연 기업환경을 따라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구 더팔래스호텔에서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주최로 열린 ‘국가 연구개발(R&D) 혁신 심포지움’의 패널토론에서 이 같이 말하고 “연구기관은 논문이나 특허 창출이 최종 목표이지만 기업은 이때부터가 시작으로, 수익과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R&D 혁신안’과 관련해 ‘재정 효율화 시대의 국가 R&D 혁신방안’을 주제로 열렸다. 이번 R&D 혁신안의 핵심은 출연연의 ‘중소·중견기업 지원 연구소화’이다.

김 대표는 “연구자들이 상대편(기업)의 관점에서 봐주면 좋을 것이다”며 “출연연과 기업이 서로 입장을 생각해주면 일이 풀릴 것이다”고 말했다.

김영규 IBK기업은행 부행장은 “기업은 기술력이 있다고 하지만 사업화는 의심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초기기업에게 금융지원을 하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지만 무턱대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금융의 성공을 위해선 국가적으로 R&D 시스템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출연연이 시대흐름에 맞게 과감하게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나왔다.

좌장을 맡은 임기철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상임위원은 “수요자(기업)가 출연연을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한 사실이다. 출연연이 이제는 변화가 아니라 변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형 STEPI 선임연구위원은 “출연연이 혁신방안에 대해 불안감을 많이 갖는 것 같다”면서 “이를 기회로 활용해서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29일 서울 서초구 더팔래스호텔에서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주최로 열린 ‘국가 연구개발(R&D) 혁신 심포지움’에서 패널들이 ‘재정 효율화 시대의 국가 R&D 혁신방안’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STEPI 제공
출연연 대표격인 정정훈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전 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 회장)은 이에 대해 국가 R&D의 철학을 살펴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대학은 더 이상 학문의 현장이 아니다. 과연 국가 R&D가 비즈니스 모델까지 추구하며 신산업을 창출하는 투입자원이 되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정말 혁신을 생각하면 과학기술을 대하는 국가의 철학이 바뀌어야 한다. 직접적 인과관계가 아닌 유기적 인과관계를 보는 프레임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종안 기획재정부 경제재정성과과장은 하지만 “10년 이상 투자해도 나오지 않는 인과관계를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고 과장은 앞서 주제발표를 통해 “R&D가 필요한 중소기업은 총 60만개 가량인데 실제 정부지원은 1만2000곳 밖에 안 된다”며 “98%의 중소기업이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을 목말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자들이 비좁은 연구실에서 나와줘야 한다”며 과학기술계의 인식전환과 태도변화도 당부했다.

김태훈 한국경제신문 기자는 “정부가 전략본부 등 콘트롤타워를 만들어 추진하는 방식이 얼마나 효율적일까”라며 “연구과제중심제도(PBS)를 과감하게 민간으로 이양해 민간이 출연연 및 대학과 자연 발생적으로 교류토록 하는 게 맞지않나 싶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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