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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상 중·저신용대출은 늘지만 실제 계획은 크게 후퇴했다. 금융위는 이날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대출 공급 목표를 3년(2024~2026년)간 ‘평잔(평균 잔액) 30% 이상’으로 변경했다. 2년 전 인터넷은행이 세운 자체 계획은 올해 말까지 케이뱅크 32%, 카카오뱅크 30%, 토스뱅크 44%였다. 11월 말 현재 카카오뱅크(30.1%)만 목표치에 도달했고 케이뱅크(28.1%), 토스뱅크(32.3%)는 이달 말까지 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올해 말까지는 ‘말잔(연말 잔액)’ 기준으로 개인 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자에게 취급한 잔액 비율을 각사가 세운 계획만큼 맞춰야 하지만 앞으로는 하향 조정한 목표치를 평잔 기준에 맞추도록 했다. 금융위는 또 내년부터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보증부 서민금융대출의 보증 한도를 초과한 대출잔액도 비중 산정에 포함키로 했다.
금융위는 공급목표 변경 이유에 대해 △인터넷은행 차주 중 중·저신용자 비중이 50%인 점 △이들 차주의 대출액 규모가 작은 점 △중·저신용자 대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점을 들었다. 연체율 상승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선 목표비중을 30% 수준보다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3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0.82%에서 올해 11월 말 2.51%로 약 2년 만에 3배 이상 뛰었다.
인가를 받는 조건으로 3사가 최초에 세운 공급 계획과 비교하면 현 수준은 더욱 쪼그라들었다. 2017년 케이뱅크는 2019년 말까지 신용대출의 52.6%를 중·저신용자에게 취급하겠다는 사업계획을 금융위에 제출했다. 그해 카카오뱅크는 2020년 말까지 해당 비중을 30.8%를 맞추겠다는 계획을, 토스뱅크는 2021년 영업 첫해부터 34.9%를 달성하겠다고 사업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11월 말 현재 이 목표를 달성한 곳은 한 곳도 없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터넷은행 설립 시 이러한 계획을 수립한 것은 틈새시장 개척, 중·저신용자에 대한 원활한 자금 공급 역할을 하라는 취지였는데 그러한 인가 취지가 퇴색됐다는 점이 문제다”며 “인터넷은행이 기존 은행처럼 ‘손쉬운 영업’에 치중한 결과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은행 3사와 이들 대주주는 금융분야 신사업 진출 시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는 지난 2021년 5월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대출 확대 계획을 발표하며 “인터넷은행과 최대주주가 다른 금융업 진출을 위해 인·허가를 신청할 때 계획 이행 여부를 질적 판단요소로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