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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사이버 보안 인력 양성' 정부가 나설 때

이민주 기자I 2017.06.20 06:00:00
나도성 한성대 교수


[나도성 한성대 지식서비스&컨설팅대학원 교수] 2017년 세계경제포럼(WEF)은 사이버 범죄와 사이버 전쟁의 위험을 경고했다. 전 세계가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사이버 범죄로 인한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또한 국가와 각종 집단 간에 사이버 공간을 통한 전쟁이 재래식 전쟁보다 훨씬 더 큰 피해를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IS의 최근 테러는 온-오프라인 공간이 결합하여 무차별적으로 자행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비판과 함께 러시아의 선거개입 의혹까지 겹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미 민주당 선거본부에 대한 러시아의 해킹 의혹에서 비롯된 것이다. 북한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사이버 해킹이 원자력발전소를 포함한 도처에서 감지되었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악성 랜섬 웨어가 무차별적으로 유포되어 응급 병실이 마비되는 등 세계적인 사회 인프라망의 운용에 경보음이 울렸다.

한국의 사이버 보안은 정보화 사회의 급속한 발전에 비하면 걸음마 단계이다. 미국 등 사이버보안 선진권의 독과점적 영향력에 의존했고 안주했다. 일부 선도적 노력이 없지는 않으나 조족지혈에 머물렀다. 오늘날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로 연계된 우리의 삶과 안전은 사이버보안이 중핵으로 등장했다.

필자는 지난 2012년부터 한국기술정보진흥원과 인연을 맺으면서 ‘화이트해커의 아버지’로 불리는 유준상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 원장과의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2010년 KITRI의 수장 자리를 맡아 사이버보안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BoB(Best of Best)’라는 해커양성 프로그램을 론칭해서 500여명의 해커를 양성했다. 조선의 명재상 율곡 이이(李珥, 1536-1584)가 주장한 10만 양병설을 정보보인인력양성분야에서 주창한 것이다. 전국 유수대학 및 대학원의 보안인력 양성과 군의 사이버보안인력 수급에도 기여했다. 세계적인 해킹방어대회인 데프콘에서 한국팀의 우승을 일구에 내기도 했다. 공공기관을 혁신하여 그야말로 상전벽해를 실현한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사이버보안이 뜨면서 전국의 대학마다 우후죽순 격으로 인력양성에 뛰어들었다. 매년 1000명이상의 전문인력이 배출되고 있다. 그러나 산업체의 요구와는 간극이 크다는 평가다. 세계시장을 선도할 뛰어난 해커, 산업현장의 정보보안을 책임질 전문 인재 그리고 중소기업 실무보안 인력 등 차별화된 인력 수급이 절실하다. 벤처창업 전선에 뛰어 드는 창업유망 인재도 드물다.

문재인 정부는 최우선 정책과제로서 일자리 창출을 내세웠다.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설치하고 ‘워룸’(War Room)처럼 대통령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사이버보안 인력은 잘 꿰맞추면 일자리의 보배다. 4차산업 혁명이 가속화하면서 기존 산업에서는 일자리 감소가 우려된다. 반면, 사이버 보안인력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역할 또한 더욱 강화될 것이다. 신정부는 사이버보안 중소기업의 창업을 지원하고 중소기업 경영현장에 보안역량을 접목할 보안 실무인력 일자리를 대대적으로 늘려야 한다.

사이버보안 주도국인 미국은 2010년부터 사이버보안 이니셔티브(N1CE)를 발족하여 정부차원의 사이버보안 인력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미국 국립기술표준원(NIST)은 2016년에 사이버보안 인력프레임워크(NCWF)를 발표했다. 사이버 보안 업무와 책임을 대분류, 세부 분야, 담당 업무, 업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 기술 및 역량까지 자세히 명시했다. 국가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인력을 세분해서 관리가 가능토록 만들었다. 한국도 조속히 미국 모델을 벤치마킹해서 좋은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전 중소기업청 차장>

▶ 나도성 교수는..

1955년생. 서울대 영어교육 학사.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 제22회 행정고시(1978). 산업자원부 장관실 비서관(2000~2001). 중소기업청 차장(2007~2008) / 현 한성대 교수. 혁신전문기업실용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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