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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진 “러시아 레드라인 근접…北과 군사협력 심사숙고 해야”

윤정훈 기자I 2024.06.23 10:00:54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KBS 일요진단 인터뷰
“러시아 레드라인 가까워지고 있어 경고 메시지”
러북 협력에 따라 우크라이나 지원 무기조합 달라질 수 있어
“러시아 노력하면 우리도 관계 복원 이해관계 있어”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러시아가 전쟁 후에 한러 관계를 복원시키고 싶으면 (북러 군사협력을) 심사숙고 해야한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 관련 정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장호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23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장 실장은 “우리도 나름대로 한러관계를 유지한다는 이해관계가 있지만 우리 혼자 관리할 순 없다”며 “러시아도 상응하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실장은 “최근 러시아의 동향은 조금씩 레드라인에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저희가 이번에 경고를 한 것”이라고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재검토를 발표한 이유를 밝혔다.

장 실장은 지난 21일 북러가 군사동맹에 준하는 내용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이하 북러 조약)을 체결한 것을 규탄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를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러북 협력에 강경한 메시지를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베트남 순방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조치를 언급하며“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아주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북한에 초정밀 무기를 공급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북한과의 합의와 관련해서도 이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장 실장은 “푸틴의 발표를 보면 북한이 침공 받았을 때 적용 조항이기 때문에 자동군사개입 조항은 아니라서 한국이 우려할 건 없다는 얘기로 들린다”며 “다만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 지원에 어떻게 응하냐에 따라서 우리도 무기지원 조합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장 실장은 “무기 조합을 지금 밝히는 것은 우리 레버리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정부가 빠르게 우크라이나 무기 재지원을 검토한 것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5일 한국에 유화적 제스처를 발표한 직후라고 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세계 통신사와 만남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을 하지 않아 대단히 감사하다”고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장 실장은 “푸틴의 발표는 방북을 했을때 사고를 치더라도 우크라이나 전쟁때문이니깐 한국이 이해해달라는 밑밥을 까는 것으로 봤다”며 “이후 윤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순방을 갔을 당시에 관계 부처에 대응을 준비해뒀다”고 했다.

또 장 실장은 “침략을 먼저 일으킨 두 나라가 일어나지도 않은 걸 대비해서 군사협력 약속을 한다는게 말이 안된다”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안보리 제재의 대표국가와 협력하는 게 상임이사국 자격이 있다고 보냐”고 북러 조약 체결을 비판했다.

다음달 미국 워싱턴D.C.에서 예정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에서 북러 문제가 논의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의에는 “러북간 군사협력 문제는 이미 한반도나 동북아시아 문제가 아니라 유럽을 포함한 국제적 문제가 됐다”며 “당연히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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