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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1.68포인트(2.47%) 내린 2435.90에 마감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2669.81로 마감했던 코스피 지수는 현재 2440선도 내줬다. 지수 하락의 주범은 기관으로 손꼽힌다. 기관은 연초 이후 코스피에서만 6조6783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차익을 실현했다.
물론 연초에는 작년 말 배당을 노린 차익거래가 31일 연속 순매수(11월 10~12월26일)였던 만큼 되물림 매물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기관은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하며 위험자산(증시) 비중을 줄이고 현금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특히 기관은 삼성전자를 무려 3조2638억원 순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매도 폭탄을 던지고 있는 기관도 매수에 나선 종목이 있다. 이 기간 기관이 주로 사들인 종목(상장지수펀드 제외)은 에코프로머티(450080)와 카카오(035720)로 나타났다. 기관은 올 들어 에코프로머티와 카카오를 각각 1651억원, 1554억원씩 순매수했다.
에코프로머티는 다음 달 13일 발표하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편입 가능성이 큰 만큼, 일부 기관이 선매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기관 매수세에 에코프로머티는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위 내 종목 중 유일하게 상승세(1.34%)로 마감하며 시총 상위 19위(15조6251억원)으로 올랐다.
기관은 카카오도 사들이고 있다. 광고 업황 회복세 속에 4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광고 상품의 경쟁력 제고 등으로 3·4분기부터 광고 실적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메시지 광고도 대형 광고주 제휴뿐만 아니라 중소상공인(SME) 광고 상품을 출시하며 올해 고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 4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전년 동기보다 25.58% 증가한 2조2279억원, 영업이익 전망치는 같은 기간 50.52% 늘어난 1510억원 수준이다.
◇위기에 강한 방산주, 올해 실적 기대감 높아져
기관이 주목하는 업종은 ‘방산’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한국항공우주(047810), 한화시스템(272210)을 각각 913억원, 350억원, 262억원씩 사들이고 있다.
기관들은 방산주가 지난해부터 연이어 수주에 성공하며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방산 수출 금액은 130억달러로, 수출 대상국은 4개국에서 12개국으로 확대됐다. 특히 내수 시장의 경우 정부 예산을 재원으로 하는 사업의 특성상 연말에 수주가 집중되면서 주가를 강하게 밀어 올렸다.
올해 역시 대규모 수주가 기대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홍해를 둘러싼 갈등,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다. 특히 중동의 경우 국방예산 증액에 주력하면서 한국 방위산업 품목 수입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갈등도 방산주의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5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나날이 패악해지고 오만무례해지는 대결 광증 속에 동족의식이 거세된 대한민국 족속들과는 민족중흥의 길, 통일의 길을 함께 갈 수 없다”고 말하는 등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 군수 시장에서 차지하는 강력한 입지를 감안할 때 한국 방산주는 지정학적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좋은 투자처”라고 분석했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이 방산주에 투자할 땐, 단기 차익에 집중하기보다 수주와 실적 등을 꼼꼼히 따지는 게 좋다. 북한 도발마다 테마주처럼 상승세를 보인 후, 다시 급락하는 종목들도 많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방산주로 엮이지만 실제로는 테마주인 경우도 많은 만큼, 수주가 확실한 대형주 위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