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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F2015]김풍 "성공의 가치, 재미·즐거움에서 찾았다"

정시내 기자I 2015.06.23 07:31:00

야매 셰프 인기 아직 생소해
만화가 본분 잊지 않을 것
즐거운 일을 하는 것이 곧 성공한 삶
돈보다 재미를 추구하는 프로젝트 관심

제6회 세계전략포럼 김풍 인터뷰. 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e뉴스 정시내 기자] 쿡방(요리하는 방송) 전성시대를 이끄는 자취요리 전문가가 있다. 이른바 야매 셰프(Chef)로 불리는 만화가 김풍이다.

김풍은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대중적인 음식부터 전문가 수준의 요리까지 척척 만들어낸다. 오직 맛으로 평가하는 셰프와의 요리 대결 프로그램에서 제법 우승도 여러 번 했다. 자칫 방송인으로 오인할 정도로 재치 넘치는 입담과 자유분방한 행동, 순발력에 박수가 절로 나온다.

김풍은 지난 11일 제6회 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WSF) 인터뷰에서 대중의 관심이 아직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만화가로 쌓았던 경력보다 몇 개월 동안 나왔던 방송에서 더 인기를 얻게 되니 그 기분은 분명히 생소할 터. 그는 “지금의 인기가 거품일 수 있지만 현재를 즐기고 있다. 한편으로는 본업인 만화가라는 본분을 망각하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전했다.

김풍의 음식은 기발하고 맛도 중독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풍의 첫 요리는 2012년 올리브TV ‘올리브쇼’의 ‘더 만만한 레시피’에서 선보였던 골뱅이 카르보나라 파스타. 에스카르고(달팽이 요리)와 비슷한 식감인 골뱅이를 이용해 이목을 모았다.

“요리를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타겟이다. 그래서 늘 집에 구비되어 있는 식재료 위주로 레시피를 짠다. 완성도도 많이 생각한다. 제 레시피로 어느 정도 요리에 취미가 생기면 그 뒤에 전문 셰프들의 레시피를 따라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6회 세계전략포럼 김풍 인터뷰. 사진=김정욱 기자
◇ 성공은 현재진행형

김풍은 2002년 웹툰 ‘폐인 가족’으로 데뷔해 온라인상에서 폐인 열풍을 주도하며 인기를 끌었다. 이후 미니홈피 캐릭터 사업으로 월 매출 10억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성공으로 이끈 영민한 청년사업가의 철학은 독특했다. 바로 ‘재미·즐거움’에 주안점을 둔 것.

“월매출 10억의 사업체를 이끌었지만 성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후 회사는 업종을 변경했고 나는 지분만 남기고 나오게 됐다. 4년간 백수로 지냈었고 통장 잔고는 0원이었다. 다시 만화를 시작했고 취미로 요리를 하게 됐다. 사실 ‘현재 즐겁다면 성공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만화도 방송도 다 즐겁게 하고 있기 때문에 난 ‘성공하는 중’이라고 볼 수 있겠다.”

김풍은 또 돈을 벌기 위한 사업은 지양한다고 밝혔다. 그는 “돈을 위한 사업은 저랑 맞지 않는다. 돈이 안 되어도 ‘재밌다’라고 생각하면 거기서 시작하게 된다. 돈을 벌면서 재미가 없다면 하면서도 지옥 같을 것이다. 그래서 돈이 되는 사업보다도 재미있는 프로젝트에 더 관심이 많다. 그다음에 사업이 창출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재미는 나의 힘!

김풍은 만화가, 방송인, 배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그는 삶의 원동력으로 ‘즐거움’을 꼽았다. 김풍이 말하는 ‘재미’는 청년기에 겪은 굴곡진 삶에 큰 자양분이 된 것이 분명했다.

“눈치 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람들은 ‘그것을 왜 하려고 해’라며 말리기도 한다. 사실 ‘재밌어서 하는데 왜!’라고 생각하는 뻔뻔함이 필요하다. 나도 눈치를 많이 보는 사람이라서 몰래한다. 만화도 요리도 마찬가지였다. 항상 그런 식으로 살았던 것 같다.”

김풍처럼 즐겁게 일하는 사람들이 주목받는 시대가 왔다. 방송가를 장악한 셰프테이너(셰프·엔터테이너를 합성한 신조어)의 활약도 이를 방증한다. 김풍도 이에 동의하는 바다.

“전반적인 추세가 바뀐 것 같다. 방송에서도 상황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재미를 느끼게 된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즐긴다’는 것은 무언가를 끝까지 끌어갈 수 있는 에너지가 된다. 그것이 전체적인 트렌드를 바꾼 힘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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