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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최저 찍은 국고채 3년물 금리, 향방은[채권브리핑]

최정희 기자I 2024.06.20 08:01:07

3년물 국고채 금리 3.162%로 연중 최저치 기록
美 소비지표 둔화에 커지는 금리 인하 기대
외국인, 이달 역대 최고 수준의 국채선물 순매수
미국 신규 실업청구 건수 등 지표 예의주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경기 지표 둔화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채선물 대규모 순매수까지 더해지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1%대로 연중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질 대로 커진 상황에서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수가 지속된다면 3년물 금리가 3.1%대를 하회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외국인 국채선물 매매 흐름에 주목해야 할 시기다.

2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미국은 간밤 노예해방의 날을 맞아 휴장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와 영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각각 1bp, 2bp 오른 2.40%, 4.07%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이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등의 과도한 재정적자를 줄이라고 경고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 국고채 시장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미국 지표에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이며 강세가 지속돼왔다. 미국 5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0.1%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 0.3%를 하회했다. 3월, 4월도 각각 0.5%, 마이너스(-) 0.1%로 기존 수치보다 하향 조정됐다. 미국의 씨티 서프라이즈 인덱스는 13일 기준 -14.2%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경기지표들이 시장 기대치 하회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 인하 기대는 73.5%를 보이고 있고 연말 금리가 4.75~5%를 기록할 확률은 44.9%로 한 달 전 36.3%보다 높아졌다. 이날 저녁 발표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등 고용지표까지 예상치를 하회할 경우엔 미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채 금리가 추가 하락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5000건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개최된 한은 물가안정목표 점검회의에선 5월 금통위 때와 발언이 유사했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에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고 있음에도 미국보다 이른 금리 인하를 점치는 경우는 드물다. 달러인덱스가 105선 위에 머물면서 원·달러 환율도 1380원대까지 올라섰다. 유럽 정치 불안에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인덱스가 상승한 영향이다.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매매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10선을 6월 들어 18일까지 총 8만6275계약을 순매수했다. 2008년 이후 월간 기준 최고치다. 3선도 10만2574계약을 순매수했다. 데이터 집계가 시작된 2001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간 기준 3선, 10선 누적 순매수를 보면 올해 6월까지 3선은 9만3839계약 순매도, 10선은 3만4872계약 순매수를 보였다. 2008년 이후 계약수가 10선이 3선을 상회하면서 3선 순매도, 10선 순매수 양상을 보였던 연도는 2014년, 2017년, 2021년, 2024년이 있었는데 2017년과 2021년은 금리 인상기였던 반면 2014년엔 하반기 두 차례 금리 인하가 있었다”며 “이 패턴을 단순화하면 올해 첫 금리 인하도 8월 또는 10월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 금리 인하 기대와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수에 힘입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9일 3.162%, 10년물 금리는 3.231%로 연중 최저까지 떨어졌다. 이 수준에서 국고채를 추가로 매수할 여력이 있는 지는 외국인 국채선물 순매수에 달려 있다.

한편 이날 영란은행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발표된 5월 영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전년동월비 2.0%를 기록하며 2021년 7월 이후 가장 낮았다. 다만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3.5% 올라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6월보다는 8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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