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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우(69)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최근 국민연금 개혁 논의를 지켜보며 답답한 감정을 느낀다고 했다. 전 이사장은 지난 2009년 12월~2013년 4월 3년여 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지냈다.
전 이사장은 “국민연금 개혁안은 지속 가능성을 높이자고 하는 것인데, 이대로 가면 30~40년 뒤 미래세대가 월급 3분의1을 연금 보험료로 내야 하는 가당치 않은 상황이 된다”고 일갈했다.
그는 그러면서 “연기금 수익률을 높이는 게 핵심인데 그 이야기는 별로 없다”며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이사장은 “연기금 수익률이 노력한다고 높아지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전문성을 높이고 기금운영의 독립성을 높여서 평균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내는 나라를 롤모델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 연기금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다. 캐나다의 최대 규모 공적 연기금인 CPPIB의 운용자산은 3683억달러다(지난해 9월말 기준). 지난해 상반기 CPPIB의 추정 운용 수익률은 6.6%. 같은 기간 국민연금 수익률 0.9%보다 5.7%포인트나 높았다.
전 이사장은 “CPPIB의 경우 평균적으로 우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낸다”며 “그만큼 뛰어난 전문가들이 정부 정책을 따르는 게 아니라 자기의 역량을 발휘할 환경이 돼야 하는데 (한국은) 여러가지로 그렇게 안 돼 있다”고 비판했다.
전 이사장은 “소신껏 투자할 환경도 잘 안 돼 있다. 한두 군데라도 잘못되면 책임 추궁이 심하다”며 “(사무실이 지방에 있다보니) 좋은 직원도 많이 떠나는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연기금 운용 수익률을 높이면 고갈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15년 감사원은 국민연금 재정추계에 대한 감사에서 기금운용 수익률을 1%포인트씩 개선하면 고갈 시점을 최대 8년 늦출 수 있다고 봤다. 2%포인트씩 수익률이 높아지면 고갈을 피할 수 있다고도 했다.
전 이사장은 “수익률 개선이 쉽다는 게 아니라, 노력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라며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 보험료 부담을 경감할 노력을 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민연금 개혁을 이야기하면서 보험료 인상을 주장하려면, 수익성 개선 프로그램과 함께 말해야 설득력이 있다”고 했다.
◇전 이사장은…
△1949년생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인디애나대 경영학박사 △미국 미시간주립대 경영대 교수 △세계은행 선임금융전문위원 △국제금융센터 원장 △초대 금융위원장 △연세대 경제대학원 석좌교수 △딜로이트코리아 회장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