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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서울 성동구 성수동 수제화거리와 중랑천 사이에 있는 서울 성수동2가 일대 오래된 주택 밀집지역의 개발 ‘밑그림’이 나온다. 성동구가 이 지역 일대에 대해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위한 절차를 밟기로 하면서다. 별도의 재개발·재건축 구역을 포함하지 않은 이 일대는 구체적 지구단위계획안에 따라 집값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2020년께 지구단위계획 확정될 듯”
17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성동구는 성수동2가 일대 뚝섬·성수역 주변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 발주에 착수키로 했다. 구는 연내 용역업체 선정을 마치겠다는 방침이다.
지구단위계획은 건축물부터 용도지역, 건폐율, 용적률 등을 담아 해당 지역이 향후 어떻게 개발될지 가늠할 수 있는 밑그림이다. 통상 지구단위계획은 구가 용역을 포함한 기초조사를 통해 개발 계획안을 작성한 다음 주민 의견 청취와 관련 기관 협의, 구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등을 거쳐 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하고 위원회 심의로 확정짓는다.
성동구 관계자는 “내년부터 용역을 진행해 지구단위계획을 세운 다음 현황 조사와 주민 의견 수렴, 사전 자문과 소위원회 개최 등 협의하는 데도 꽤 많은 기간이 걸린다”며 “오는 2020년께 서울시 도건위에서 안건을 심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지구단위계획 대상지는 옛 성수변전소가 있던 성수역~중랑천 부근이다. 성수동 도시재생활성화 지역과 아차산로를 두고 마주한 이곳은 성수 수제화거리와 함께 단독·다가구주택, 근린생활시설(상업시설) 등이 들어서있다.
이 지역은 낡은 공장이나 창고를 개조하며 만들어진 성수동 카페거리나 서울숲이 조성되면서 생긴 상권과 비교했을 때 상권이 형성되거나 개발되진 않았다. 큐브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해 바나나컬쳐, 얼리버드·HM엔터테인먼트 등 연예기획사가 들어서며 주목받기도 했다.
◇“계획안 나와봐야”…아직 집값은 ‘잠잠’
이번에 수립되는 지구단위계획을 포함해 성수동 일대는 그렇잖아도 지식산업센터가 분포한 데다 서울숲 인근 ‘숲세권’ 등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지역이다. 성수동2가 소재 B공인 관계자는 “성수동 일대는 강남과 가깝다는 입지적 장점뿐 아니라 지식산업센터 인근 ‘직주근접’ 수요로 상권도 커지고 있다”며 “지구단위계획안이 나와봐야 하겠지만 이미 공급 대비 수요가 많아 집값이 떨어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아직 용역 발주 단계인 터라 구체적 계획안이 나오진 않았지만 오래된 주택이 밀집해 있어 체계적 개발계획이 세워진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지역 호재로 꼽힌다. 다만 계획구역 내 ‘붉은 벽돌’ 건축물이 꽤 남아있어 보존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올해 초 서울시와 성동구는 서울숲 북측 일대를 ‘붉은벽돌 마을’ 시범사업지로 선정하며 붉은벽돌 건축물에 최고 10.8~36% 완화한 용적률을 적용하고, 건축·수선비 보조금을 지원키로 했다.
구만수 국토도시계획기술사사무소장은 “지구단위계획은 해당 지역 내 건물 높이와 용도 등을 정한다는 점에서 집값과 땅값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면서도 “이곳은 아직 계획안이 구체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계획안 초점이 개발과 보존, 어디에 맞춰지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성수동 중심 상권과는 거리가 있는 이들 지역 집값과 땅값은 아직 큰 변동을 보이진 않고 있다. 토지·건물 정보 플랫폼 밸류맵에 따르면 지역 내 단독·다가구주택 매매값은 지난해 3.3㎡당 2500만원(토지면적당 단가 기준) 안팎에서 거래됐다. 올해 단독·다가구주택은 딱 1건 거래됐는데 3.3㎡당 2980만원에 팔렸다. 상업시설의 경우 아차산로와 접한 건물이 지난 4월 3.3㎡당 7700만원대에서 매매됐다.
이미 뚝섬역 주변지역·뚝섬 제1종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된 성수동1가 인근 단독·다가구주택은 3.3㎡당 평균 420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서울숲 인근에 상권이 형성되면서 땅값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올랐다”며 “지난 8월 서울숲과 인접한 단독주택이 3.3㎡당 65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