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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응급의료 불모지였던 세종에 최고 의료서비스 제공하겠다"

박진환 기자I 2020.10.08 04:31:00

세종충남대병원 7월 개원…나용길 초대 병원장 인터뷰
응급의료센터에 16명의 전문의료진 365일24시간 진료
서울대병원 등 빅5병원과 경쟁…스마트 헬스케어 구축

나용길 세종충남대병원장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세종충남대병원 제공


[세종=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지난 10여년간 응급의료의 불모지였던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에 지난 7월 세종충남대병원이 개원했다. 세종충남대병원은 문을 연 것과 동시에 35만 세종시민들을 위한 의료서비스 제공 및 응급의료 시스템 구축,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의료 혜택 등 중요한 임무를 수행 중이다. 나용길(59) 초대 세종충남대병원장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2012년 출범한 세종특별자치시는 8년이라는 시간 동안 빠르고 많은 성장을 했지만 성장 이면에는 응급의료 불모지란 오명이 자리하고 있었다. 중증·응급환자 발생 시 인근 대전이나 충북, 천안 등지로 이송이 불가피했기 때문에 지역민들의 불안감이 적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세종충남대병원은 세종시 최초의 국립대학교병원으로 역할과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여 응급의료 사각지대에 놓였던 지역민들의 불안과 불편을 해소함과 동시에 스마트 헬스케어 등 미래 의학의 본보기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는 청사진을 밝혔다.

세종충남대병원 내부 전경. 사진=세종충남대병원 제공


세종충남대병원은 심뇌혈관센터, 통합 암치료센터, 소아청소년센터, 여성의학센터 등 10개의 특성화센터와 31개의 진료과를 갖췄다. 특히 응급의료센터에는 16명의 전문 의료진이 365일, 24시간 비상 진료를 시행하면서 중증 응급환자에 대한 빠른 대처에 나서고 있다. 또 지역 특성에 맞게 6명의 소아청소년 전문의가 24시간 전문 진료를 수행해 더 안전하고 신속한 소아 응급질환 진료가 가능하다. 초응급 심뇌혈관질환 대응을 위한 최고 수준의 의료진이 24시간 대기하는 점도 강점이다. 세종충남대병원은 도농 복합도시인 세종시의 특성에 따라 소아청소년, 여성, 뇌신경, 척추센터 등 맞춤형 진료체계를 구축했다.

나 병원은 “세종충남대병원 세종시민들에게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의료 취약계층에 대해서도 다양하고 특화된 의료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세종 유일의 상급종합병원 도약을 위해 2021년 의료기관 인증평가, 2023년 인턴 선발, 2024년 전공의 선발, 2026년 상급종합병원 지정 신청 후 2027년 최종 지정을 받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청사진이 완성되면 세종충남대병원은 의료의 지역 균형 측면에서 수도권 집중이 아닌 세종 중심의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의료의 공공성 강화와 함께 병원 경영의 효율성이라는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진료와 연구, 교육과 더불어 공공의료에 대한 책무는 물론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환경에서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의료 및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해 원활한 사회 복귀와 재활을 지원하는 등 국립대병원으로서의 역할 수행을 앞장서겠다”면서 “암과 심뇌혈관질환, 소아청소년, 여성의학, 응급의료 등 특성화된 분야의 전문성 강화를 통한 환자 유입 등 경쟁우위를 확보해 의료수익 창출 등 경영 효율성에도 중점을 둘 방침”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중증 암 질환의 외부 유출률이 높은 세종 및 충남 서북부지역 환자에 대한 맞춤치료 전략으로 지역의 중증 의료 충족률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 시대에 맞는 의료의 공공성 강화 및 감염병 관리 강화 방안에도 방점을 찍었다.

나 병원장은 “세종충남대병원은 설계부터 감염병 관리에 만반의 준비를 했다. 신종 플루와 메르스 등의 사태를 겪으면서 체득한 경험을 토대로 감염병 대응에 최적화할 수 있는 병원을 구상했다”며 “수술실은 병원 내 2차 감염 방지를 위한 손가락 구조의 동선 확보를 통해 무균 상태의 최상위 공기 청정도를 유지하는 안전한 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모든 중환자실은 1인 1실로 구축했다. 호흡기내과와 감염내과는 감염병 의심 환자를 대기 분리하는 공간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세종충남대병원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상황이 심각해진 올 8월부터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해 확진자 대응을 준비해 신생 병원의 한계를 극복, 개원 1개월 만에 신속하게 추진된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9개의 음압 병상을 가동 중이며, 세종을 비롯한 대전·충청권 확진자들의 상태에 따라 입원 치료가 가능하다.

나 병원장은 “세종충남대병원은 시스템과 시설, 인력 등 모든 부분에서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우리나라의 빅5 병원을 경쟁상대로 삼았다”고 전제한 뒤 “당시 세종시가 충남대병원이 아닌 서울대병원을 유치하려고 했던 움직임에 큰 자극이 됐고, 앞으로 행정수도의 거점 국립대병원으로 지역의 중심병원으로 성장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는 남다른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근 정부와 의사간 마찰과 관련해서도 그는 소통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과거 서울대 의과대학과 서울대병원, 대한의사협회 등이 참여하는 보건의료정책 과정이 있었지만 보건복지부가 세종에 내려오면서 이 과정이 모두 중단됐다. 이제 세종충남대병원을 중심으로 의사협회와 복지부, 관련 전문가들이 모두 참여해 의료정책을 논의하는 기구를 만들고 싶다”며 “이제부터라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단언했다.

나 병원장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혁신적인 재도약의 기틀을 만든다면 이제 그간 우리가 꿈 꿔왔던 병원을 만들 수 있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보람이고, 행복”이라고 말했다.

세종충남대병원은 내년 3월 완공을 목표로 헬스케어센터를 건립 중이다. 세종충남대병원이 내세우는 스마트 병원은 단순히 첨단 의료시설을 갖춘 병원을 넘어 4차 산업혁명 기술혁신에 발맞춰 스마트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연구개발과 사업화 중심이다. 나 병원장은 “고령화 시대 진입에 따른 만성질환 증가는 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져 급성질환 치료에서 만성질환 예방 및 관리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의료 서비스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전통적인 병원 중심의 의료산업 영역에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하면 수요자들에게 편리하고 다양한 형태의 건강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세종충남대병원은 최고의 의료 서비스로 지역사회와 국가를 넘어 글로벌 의료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며, 광역 바이오테크 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산·학·연의 융·복합연구를 활성화해 국가 의료 정책과 미래 공공의료 시스템의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충남대병원 전경. 사진=세종충남대병원 제공


◆나용길 병원장은

△1962년 대전 출생 △대전고 졸업 △충남대 의과대학 학·석사 △원광대 대학원 의학박사 △미국 버지니아 의과대학 신경비뇨의학과 방문 교수 △충남대병원 비뇨의학과장 △충남대병원 의료정보센터장 △충남대 의학전문대학원 의학과장 △세종충남대병원 건립단장 △세종충남대병원 개원준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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