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으로 거리를 재는 개미의 '수학'

김미경 기자I 2015.03.11 06:41:00

수학의 파노라마
클리퍼드 픽오버|528쪽|사이언스북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수학 배워서 어디에 써먹나요.” 과연 그럴까. 세계적 수학자인 저자에 따르면 수학이 하는 역할은 이루 다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우주선과 초음속 항공기·롤러코스터를 만들고, 원자보다 작은 양자의 세계와 우주의 기하학적 구조를 탐사하게 할 뿐 아니라 머나먼 은하계를 상상하게 해준다.

책은 기원전 1억 5000만년경 탄생한 개미의 보행부터 매듭, 주사위, 마방진, 바둑, 황금률, 주판, 에니악 등 최근 수학적 우주가설까지 오르내리며 수학사를 빛낸 250가지 화두를 연대기적으로 다룬다. 곁들인 250컷의 이미지는 수학적 개념을 시각화해 핵심의 지식과 본질적 재미까지 알려준다.

개미가 거리를 잴 때 걸음 수를 센다는 것, 일부 매미는 포식자와 마주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13년과 17년인 소수 해에 땅 밖으로 나오고, 매듭이 처음 사용된 건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나타나기 이전이라든지, 한 방에 사람을 23명만 모아놓으면 그중 생일이 같은 한 쌍이 있을 확률이 반을 넘긴다는 것, 바둑의 첫수를 두는 방법은 3만 2940가지라는 등 저자가 풀어낸 수학세계는 마치 예술작품 같이 ‘아름답다’. 새삼 수학이 빚은 자연과 우주의 신비, 끝없는 인간의 상상력에 감탄하게 한다. 방정식과 공식에 질려 버린 ‘수포자’(수학 포기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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