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뭉칫돈 몰리는 수익형 부동산…떨어지는 수익률 어쩌나

정수영 기자I 2015.10.16 06:00:00

공급과잉에 공실 늘고 월세 하락
서울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
1년 만에 연 5.62→5.46%로
새 건물 늘고 매매 거래 많아져
분양가·시세는 오름세 뚜렷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처음 샀을 땐 연 6% 수익률을 예상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은 (오피스텔이) 비어 있는 상태예요. 인근 중개업소 말이 주변에 새 오피스텔이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월세를 더 낮춰야 나갈 것 같다네요.”

2년 전 수원 광교신도시에 입주한 지 얼마 안된 오피스텔(전용면적 28㎡)을 매입한 김모(53)씨. 초기에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을 받았지만 지난달 세입자가 나간 이후 아직까지 새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가까운 거리에 새 오피스텔이 입주하면서 공급 과잉 현상이 빚어진 때문이다. 김씨는 “월 임대료를 45만원으로 낮췄는데 다시 5만원 더 내려야 할 판”이라며 “투자한 비용을 포함하면 수익률이 4%나 나올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수익형 부동산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은행 예금금리가 1%대에 머물면서 갈 곳 없는 시중자금이 상가나 오피스텔, 오피스 등 수익형 부동산 쪽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금리 인하로 공급 물량이 넘치면서 공실률(빈 사무실 비율)도 늘고 있지만, 건물 시세가 되려 오르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반면 공실 증가 및 월 임대료 하락으로 투자 비용 대비 수익률은 떨어지는 추세다.

◇투자수익은 줄고, 공실은 늘고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업무용 시설인 오피스 건물의 투자수익률은 올해 2분기 현재 연 5.83%로, 1분기 연 5.91%에서 0.08%포인트 빠졌다. 상가도 마찬가지다. 임대형인 매장용 상가는 지난해 2분기 6.15%에서 올해 2분기 6.04%로 내렸다. 분양형 상가는 다행히 같은 기간 7.04%에서 7.19%로 수익률이 높아졌지만, 분기별 변동률만 놓고 보면 2분기 수익률은 1.67%로 1분기(2.09%)보다 0.42%포인트 떨어졌다.

오피스텔 수익률도 매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시장 조사 자료를 보면 9월 말 현재 서울지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연 5.46%로 1년 전(5.62%)에 비해 0.16%포인트 떨어졌다. 경기권에선 지난 7월까지 6%대를 가까스로 유지했지만 8월부터 두 달 연속 5%로 내려앉았다. 인천지역 오피스텔은 지난 6월 7.0%로 7%대를 유지했지만, 7월부터 6%대로 줄었다.

공실률 증가도 뚜렷하다.오피스의 경우 2013년까지만 해도 공실률이 8%선에 머물렀지만 지난해부터는 11~12%대에 이르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13.5%를 기록할 정도다. 2분기 들어 지난해 4분기 수준인 12.7%로 줄었지만, 연말 신규 입주 예정 물량이 많아 다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상가도 비슷한 상황이다. 2분기 현재 중대형 매장용 상가의 공실률은 10.8%로 1분기보다 0.3%포인트 늘었다. 서울지역도 1분기 6.7%에서 7.4%로 증가했다.

◇“금리 인상 및 공급 과잉 후폭풍 우려”

눈길을 끄는 것은 임차인 구하기가 어렵고 수익률이 떨어져도 분양가나 시세는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리얼티코리아 문소임 수석연구원은 “시중 자금과 투자 수요가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대형 상가매장을 포함한 고층 오피스건물까지 잇따라 신축되고 있다”며 “건축비가 비싼 새 건물이 늘고 매매 거래도 많아지면서 수익형 부동산 건물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연히 공급 과잉과 투자비 증가로 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수익률이 3~4%만 돼도 은행 예금금리보다 낫기 때문에 갈 곳 없는 시중 자금은 계속 수익형 부동산시장으로 몰릴 것”이라면서도 “수익성 부동산 ‘몸값’(시세)이 오르면 오를수록 투자수익률은 앞으로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작 문제는 내년부터”라며 “금리 인상 시기과 공급 과잉 현상이 맞물리면 지금보다 임차인 구하기도 더 힘들어지고 거래도 안될 수 있는 만큼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