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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의 이게머니]4차대유행도 못 꺾는 소비…금리인상에 명분

최정희 기자I 2021.08.25 07:20:01

7월 카드 승인액 7.9% 증가↑
온라인 매출 5개월째 40% 중반↑
8월 소비심리지수 102.5…고작 0.7%포인트 하락
경제정책도 '위드 코로나' 필요..기준금리 인상하나

해외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체휴무일인 이달 16일 오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두 달 가까이 1000명대에서 꺾이지 않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강화, 연장되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크게 위축되지 않고 있다.

이렇다 보니 코로나19 확산이 더 장기화하더라도 한 번 늘어난 소비가 크게 쪼그라들진 않을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카드 승인액 8% 가까이 증가…전월대비로도 늘어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명대를 기록,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됐던 지난 달에도 소매판매는 크게 위축되지 않았다. 온라인 매출액은 1년 전보다 45.9% 증가, 3월 이후 5개월 연속 40% 중후반대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은 7.9% 증가, 5월(5.5%), 6월(7.6%)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카드 사용액은 전년동월비 뿐 아니라 전월과 비교해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카드가 최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신용카드 승인액은 14조517억원으로 1년 전보다 7.0% 증가했을 뿐 아니라 전월과 비교해도 2.3% 증가했다. 7월 카드 승인액은 올 들어 월별 가장 큰 규모 일뿐 아니라 최근 4년간 7월 사용액 중에서도 가장 컸다.

(출처: 기획재정부)


할인점 매출액은 9.5% 증가, 한 달 새 증가세로 전환했다. 백화점 매출액은 6.5% 증가하는 데 그쳐 전달(10.3%)보다 증가세가 줄어들었으나 전반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소비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온라인 소비 확대가 이뤄지면서 경제주체들의 소비 행태가 코로나에 적응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코로나 확산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국산 자동차 내수판매량은 14.9%나 감소,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중교통 대신 자가 운전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동차 판매가 늘어났으나 자동차, 가전제품 등 내구재는 한 번 사면 한 동안 구매 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판매가 증가할 수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자동차 등 내구재 판매는 1년 전보다 3.3% 감소했다. 이는 작년 1월 2.7% 감소 이후 1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월비로도 1.0% 줄어 석 달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에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코로나19 확산에 전년동월비 34.7% 증가하는 데 그쳤다. 4~6월에는 100~200%대 증가세를 보였으나 코로나19 대유행이 전 세계적으로 본격화되자 관광객 수가 급감했다. 중국인 관광객 수 감소는 거리두기 강화와 함께 대면서비스 위축이 불가피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8월엔 중국 내에서도 일일 확진자가 100명대를 기록하면서 20개 도시를 봉쇄하는 등의 과감한 조치를 취한 만큼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더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위드 코로나’로 경제정책 전환해야…금리 올릴까

코로나19 확산에 대면서비스업은 위축될 가능성이 높지만 온라인 등을 중심으로 소비가 꺾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소비심리지수도 크게 꺾이지 않았다.

한국은행이 이달 9일부터 17일까지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2.5로 전월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7월 코로나 확진자 수가 1000명대를 기록하면서 소비자심리지수가 7.1포인트 하락했으나 8월 조사 기간 2000명대를 기록한 적이 있음에도 소비자심리지수 하락폭은 크지 않았다. 소비심리지수를 구성하는 항목 중 소비지출전망CSI 또한 107로 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거리두기를 강화, 연장하고 있음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음에 따라 방역당국에선 백신 접종률(1차 기준) 70%를 기록할 경우 ‘위드(with) 코로나’로 방역 체제를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일 확진자 수보다 치명률, 위중증률을 방역 강도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정책 또한 코로나19를 상수로 보고 접근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이번 주 2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도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제기된다.

임형준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소비자연구실장은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전대 미문이었기 때문에 급격한 통화완화 정책을 썼는데 2년 가까이 지나면서 백신 접종도 늘어나고 상황이 나아지고 있으니 이제는 급격하게 내렸던 것들을 정상화해야 한다”며 “정부가 코로나와 공존하는 방역 체계를 구축하기로 한 만큼 실물 경기 개선 정도에 맞춰 통화완화 정도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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