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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밀어낸 엑슨모빌…바뀌는 다우지수에 ETP도 리밸런싱

이슬기 기자I 2020.08.26 00:10:00

애플 주식분할에 다우지수 영향 줄이려 지수 변경
엑슨모빌·화이자 OUT…세일즈포스·암젠 IN
3개 종목 다우지수 한꺼번에 편입된 건 7년 만
다우지수 추종 ETP도 리밸런싱 예정…관련株는 반영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애플의 주식분할이 불러온 나비효과’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가 7년 만에 크게 탈바꿈한다. 애플이 주식을 4분의 1로 쪼개면서 다우지수 내 기술(IT) 업종 비중이 줄어들 것을 염려한 조치다. 다우지수와 연동되는 상장지수상품(ETP) 역시 다우지수 변경에 맞춰 기초자산을 새로 담는 과정을 거친다. 이에 따라 ETP가 새로 담을 편입 종목은 시간외 장에서 즉각 주가가 올랐다.
[그래프=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애플때문에 변한 다우지수…엑슨모빌 100년만 OUT

지난 2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석유회사 엑슨모빌과 제약회사 화이자, 방산회사 레이시온테크놀로지스를 각각 다우지수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엑슨모빌은 무려 1928년부터 다우지수에 몸담았고, 레이시온테크놀로지스 역시 1939년부터 함께해 왔다. 이번 변경으로 약 한 세기 만에 다우지수에서 빠지게 된 것이다.

이들 대신에 클라우드 솔루션업체 세일즈포스, 제약회사 암젠, 항공우주기업 허니웰 세 곳이 신규 편입된다. 엑슨모빌을 세일즈포스가, 화이자를 암젠이, 레이시온테크놀로지스를 허니웰이 각각 대체한 셈이다. 지수 변경은 오는 31일 거래부터 적용된다.

대형 우량주로 구성되는 다우지수가 세 개의 종목을 한꺼번에 편입시킨 건 7년 만이다. 지난 2013년 9월 다우지수는 나이키·골드만삭스·비자를 지수에 포함시켰었다. 그만큼 대거로 주식을 편입·출 시킨 게 드물단 얘기다.

이번 변경은 애플로부터 촉발됐다. 애플이 주식 1주를 4주로 쪼개는 주식분할을 결정한 탓이다. 애플이 주식분할에 따라 주가도 현재의 4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다우지수 역시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S&P500이나 나스닥 지수 등 시가총액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는 지수들과 달리, 다우지수는 주가에 가중치를 부여하기 때문에 애플의 주가 수준이 낮아지면 지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다우지수는 애플의 쪼개진 주식이 거래되는 오는 31일부터 지수를 새로 재편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미국의 증시는 IT섹터가 이끌고 있는 만큼, 애플의 주가하락분을 다른 IT 종목이 채우는 것이 필요했다. 이에 하워드 실버블랫트 S&P 다우존스 지수 담당 선임 애널리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의 액면분할로 다우지수 내 IT업종 비중은 27.6%에서 20.3%로 낮아지게 되지만, 세일즈포스가 편입되면 비중이 23.1%로 일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우지수 추종 ETP 변화도 불가피…관련株 업&다운

다우지수의 재편으로 ETP 상품의 기초자산 변경도 불가피하게 됐다. 다우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은 다우지수의 변경과 동시에 상품이 갖고있는 기초자산 역시 똑같이 바꿔야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다우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TIGER 미국다우존스30(245340) ETF 하나다. 다우지수 내 고배당주를 담는 한화 자산운용의 ARIRANG 미국다우존스고배당주(합성 H)(213630)도 있지만 금융·유틸리티 종목이 대부분이라 영향이 미미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미국다우존스30 ETF는 기초자산 변경과 동시에 ETF 리밸런싱도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에선 다우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많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ETF Trust(DIA)나 아이셰어즈 다우존스 US ETF (IYY)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시리즈 1(QQQ) ETF가 나스닥에 투자하는 대표적 ETF라면, DIA는 다우지수에 투자하는 대표적 ETF다. DIA의 운용자산(AUM)만 현재 230억달러(약 27조 3000억원) 수준이다.

이들 상품들이 다우지수에서 편출되는 종목을 빼고 신규 편입되는 종목을 담을 것으로 보이면서 편출·입 종목들의 주가 희비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당장 지수 변경이 발표됐던 24일(현지시간) 장마감 후 시장이 이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날 시간외 장에서 엑슨모빌은 2.3% 하락했고, 레이시온테크놀로지스는 2.96% 내렸다. 화이자 역시 시간외 장에서 1.26% 하락했다. 반면 세일즈포스는 같은 시간 3.04% 올랐고, 암젠은 4%, 허니웰은 3.8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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