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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채용, 존중받는 근로, 안정된 노후"…각 세대가 꿈꾸는 기해년

황현규 기자I 2019.01.01 06:13:00

`18년의 뉴스…숙명여고 사태·김용균 사고·양진호 갑질
1020세대 "입시·취업 당사자로 공정한 채용 원해"
3040세대 "대다수가 직장인으로 노동자 존중받기를"
5060세대 "노후 보장되는 국민연금 개정 원해"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8 청년취업 두드림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가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2019년, 대한민국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새해를 맞아 이데일리가 만난 각 세대 시민들은 각기 다른 2019년을 꿈꿨다. 1020세대는 공정한 입시와 채용을, 3040세대는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5060세대는 노후 보장을 새해 소망으로 꼽았다.

◇1020세대 “숙명여고 사태·채용비리 남일 아니야…공정한 사회돼야”

10대는 숙명여고 사태를 2018년 가장 큰 이슈로 꼽으며 새해에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목소리를 냈다. 숙명여고 사태는 해당 학교 교무부장이 작년과 재작년 정기시험에서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쌍둥이 자녀에게 시험지를 유출한 사건이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고등학생 김정우(18)군은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은 그 뉴스를 보고 좌절감을 느꼈다”며 “공정하지 않은 시험은 진짜 시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2019년은 내신 비리가 없는 공정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뉴스를 보면서 웃을 수 있는 한 해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새해 더 공정한 사회가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20대도 같았다. 20대의 소망은 작년에 불거진 공공기관·은행권 채용비리 의혹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취업준비생 2년 차인 이상현(26)씨는 “자격이 안 되는 지원자가 배경이나 인맥 등을 이유로 합격했다는 풍문을 들을 때가 있다”며 “이럴 때는 `뭣하러 밤을 새서 공부하나`하는 무력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채용시장이 공정성을 잃는다면 청년들의 분노는 극에 달할 것”이라며 “2019년은 공정한 취업이 이뤄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태안화력비정규직청년노동자 고(故)김용균 2차 청년추모행동의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영상을 통해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씨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40세대 “하청업체 위험·양진호 갑질…노동자 존중받는 사회되기를”

30대와 40대는 노동과 직장 내 갑질 등의 문제에 민감했다. 하청노동자 사망(김용균 사고)·양진호 갑질 등 작년에 발생한 사건들을 언급하며 2019년에는 노동자들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기를 기원했다.

직장인 유서영(36)씨는 “20대는 취업만을 바라는 시기였다면 30대인 지금은 다르다”며 “직장을 다니는 것을 넘어 인간다운 노동을 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김용균씨가 하청업체에서 근무하다가 목숨을 잃은 사건을 접하고 눈물을 흘렸다”며 “김용균법 같은 노동자들의 안전을 담보하는 법안들이 2019년에도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했다. 기존에는 원청업체가 22개 위험 사업장의 안전과 보건만을 책임졌지만 법 개정에 따라 모든 사업장의 안전과 보건 책임지게 됐다.

중견기업에 재직 중인 18년 차 직장인 박동성(44)씨는 “직장생활을 20년 가까이 하다 보니 직장문화가 이전과 다르다는 것이 확실히 느껴진다”며 “내 안에 양진호는 없는지 늘 자문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해엔 모두가 즐겁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며 “불합리한 지시·몰상식한 갑질 등이 통하지 않는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속초시와 속초시니어 클럽이 어르신 일자리 사업의 하나로 추진한 실버카페가 지난해 12월 14일 속초시 노학동 노인자원재활용센터에서 문을 열고 운영에 들어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황현규 기자)


◇5060세대 “경기 안정·노후 보장되는 한 해 되기를”

퇴직을 앞두거나 퇴직을 한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은 노후 보장을 가장 큰 소망으로 꼽았다. 지난 21일 신한은행이 발간한 2019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50대 이상 경제활동자 중 13%는 3년 내 은퇴를 예상했다. 대기업에 재직 중인 황모(52)씨는 “한창 아들이 대학을 다닐 시기인데 퇴직이 눈앞에 있는 것 같은 불안함에 잠을 못 이룬다”며 “2019년에는 퇴직 걱정 없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4년 전 퇴직하고 서울 성북구에서 치킨집을 운영 중인 김필갑(62)씨는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노후 대책이 가장 큰 걱정이다. 장사는 안 되고 물가는 오르는 상황에서 내가 쓸 돈만 줄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딸이 결혼하는데 결혼자금을 지원해주고 나서도 노후 자금이 남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 개정안을 기대하는 노인도 있었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 중인 박성원(70)씨는 “노인이 믿을 것은 국민연금밖에 없는데 이번에 국민연금이 개정된다고 들었다”며 “경제생활을 못하는 노인들을 위한 국민연금 개정이 2019년에는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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