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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직격탄 영화관·면세·유통, 워스트레이팅 '점령'

조용석 기자I 2020.11.17 00:04:00

CJ CGV·호텔롯데·파라다이스 ‘톱3’
유통·항공·정유 다수…한화생명도 10위권
연내 신평사 하향액션 나설지 관심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31회 이데일리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워스트레이팅(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에서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의 여파가 역력했다. 영화·호텔·면세 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주요기업 다수가 상위권을 점령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들이 연내 적극적인 등급 하향에 나설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CJ CGV·호텔롯데·파라다이스 ‘톱3’

CJ CGV(64명·31.1%), 호텔롯데(43표·20.9%), 파라다이스(40표·19.4%)는 31회 SRE 워스트레이팅 1~3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영화·면세·카지노 업종이다. 지난해 하반기 실시된 30회 SRE 워스트레이팅에서는 CJ CGV는 7위, 호텔롯데는 호텔신라와 공동 37위였고 파라다이스는 아예 순위 내에 없었던 점을 고려해보면 코로나19의 영향이 더욱 뚜렷해진다.

1위에 오른 CJ CGV의 신용등급은 현재 ‘A’와 ‘A+’로 신평사에 따라 부여한 등급이 다른 상태다. CJ CGV 등급이 적정하지 않다고 답한 64명 중 단 1명을 제외한 63명이 모두 현재보다 등급이 낮아져야 한다고 답했다. 또 워스트레이팅에 신규 편입된 메가박스중앙도 23표(11.2%)를 받으며 단숨에 12위에 올랐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영화산업에 대한 크레딧 시장의 우려가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SRE 자문위원은 “CJ CGV 재무제표 수치가 좋지 않고 구조적인 이유도 크다. 악재를 찾고자 하면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호텔롯데(AA) 역시 매출의 85%를 차지하는 면세부문 타격에 2위에 올랐다. 특히 크레딧 애널리스트 중에서는 22명(35.5%)이 호텔롯데를 꼽아 CJ CGV(21명)를 제치고 워스트레이팅 1위에 올려놨다. 호텔롯데의 영업손실은 지난 1분기 791억원에서 2분기 2629억원으로 늘었다.

외국인 대상 카지노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파라다이스는 워스트레이팅 순위에 신규 편입된 이번 SRE에서 바로 톱3에 올랐다. 회사의 신용등급은 지난 9월 30일 기준 ‘A+’였으나 SRE 설문기간(10월 7~14일)에 등급이 ‘A’로 강등됐다. 파라다이스는 지난달 1000억원(3년 만기물)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참여수요가 제로를 기록하면서 크레딧 시장의 우려를 더욱 키웠다. 다만 회사 측은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 많은 카지노 산업 특성상 외국인 출입이 자유로워지면 가장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유통·항공·정유 다수…한화생명도 10위권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업종인 유통·항공·정유 주요기업도 워스트레이팅 상위권에 다수 이름을 올렸다. 롯데쇼핑이 파라다이스 뒤를 이어 37표(19.4%)로 4위에 올랐고,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포기한 아시아나항공은 32표(15.5%)로 5위였다. 대한항공(BBB+)/한진칼(BBB)은 8위(29표·14.1%)다.

S-OIL을 비롯한 정유사들도 대거 워스트레이팅에 이름을 올렸다. 연평균 수요증가율이 1% 내외에 불과한 저성장 산업인데 코로나19에 따라 지난 4~5월 20~30%에 달하는 급격한 수요감소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S-OIL은 206명의 응답자중 31표(15%)를 받으며 워스트레이팅 6위,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은 각 16표(7.8%)로 공동 17위였다.

호텔롯데와 같은 면세업종을 주력으로 하는 호텔신라(AA) 역시 27표(13.1%)를 받아 워스트레이팅 10위에 올랐다. 같은 면세업종을 하는 두 기업의 워스트레이팅 순위가 8계단이나 차이를 보이는 것은 호텔신라가 삼성계열사로서 유사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게 크레딧 시장의 해석이다. 빅3 생보사 중 하나인 한화생명(AAA)은 저금리 기조 고착화에 따라 지난회 워스트레이팅 17위(14표·7.4%)에서 이번회 11위(26표·12.6%)로 급상승했다.

연내 신평사 하향액션 나설지 관심

시장에서는 신용평가사들이 연내 등급하향에 나설 것인지에 대해서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9월 말 현재 부정적 꼬리표가 붙은 기업은 3사 단순 합산으로 81개사이며 하향검토 등급감시대상에 오른 기업도 16곳(3사 단순합산)이나 된다. 주요채권발행사 2곳 중 1곳은 등급 하향 압박에 노출됐다는 뜻이다.

워스트레이팅 상위기업 중에서는 호텔롯데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압력이 높다는 평가다. NICE신평은 지난 5월 호텔롯데에 대해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AA’등급에 하향검토 등급감시대상에 올려둔 상태다. 통상 등급감시대상은 3~6개월이내 변동가능성을 의미하는 만큼 연내 등급이 하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신평은 지난 4월 호텔롯데(AA)에 ‘부정적’ 등급전망을 붙였다.

SRE 자문위원은 “사실 호텔, 면세 등은 연내 등급을 하향하고 가는 게 맞지만 신평사들이 연말 확정된 숫자를 확인하고 내년 초 액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며 “코로나19가 단기간 내 끝나는 문제가 아닌 만큼 보다 적극적인 등급 액션을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1회 신용평가전문가설문(S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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