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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나랏빚 1000조 넘는다…5년 연속 재정적자 '역대 최장'

최훈길 기자I 2020.09.02 00:00:00

확장 재정에 2022년 국가채무 1000조 돌파
재정수지 2020~2024년 5년 연속 마이너스
1997~1999년 IMF 위기 때보다 적자 장기화
이대로 가면 미래세대 눈덩이 세 부담 우려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이명철 기자] 나랏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인 2022년에 10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재정적자는 100조원을 넘어서 최장기 적자를 기록한다. 세 수입은 녹록지 않은데 확장적 재정으로 지출을 대폭 늘리면서 나랏곳간에 빨간불이 켜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9일 청와대 본관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근본적인 체질개선은 성과가 나타나는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믿음을 국민들께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제공
국가채무, 2020년 805조→2022년 1070조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5년 단위의 재정운용 계획을 담은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이하 본예산 기준)’을 확정했다. 중기 재정전망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올해 805조2000억원(GDP 대비 39.8%)에서 2021년 945조원(46.7%), 2022년 1070조3000억원(50.9%), 2023년 1196조3000억원(54.6%), 2024년 1327조원(58.3%)으로 증가한다.

앞서 정부는 문재인정부 초기 때인 2018년 8월에 발표한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2022년 국가채무를 897조8000억원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차기정부 첫 해 국가채무가 당초 계획보다 172조5000억원이나 불어난 셈이다. 당시 기재부가 발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은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국가재정은 빠르게 악화했다. 나랏곳간 상황을 보여주는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2020~2024년 5년 연속으로 적자가 기록할 전망이다. 재정적자 규모는 2020년 30조5000억원(GDP 대비 1.5%), 2021년 72조8000억원(-3.6%), 2022년 -83조7000억원(-4.0%), 2023년 87조9000억원(-4.0%)으로 갈수록 불어난다.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7~1999년 당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보다도 길다.

관리재정수지도 올해 71조5000억원에서 2023년 127조5000억원으로 4년 만에 50조원 이상 적자가 불어난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은 올해 1.5% 적자를 기록한 뒤 2021년 -3.6%, 2022~2023년 각각 -4.0%, 2024년 -3.9%를 기록할 전망이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것으로 실질적인 국가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다.

정부는 재정수입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해 적자국채 발행 규모를 올해 60조3000억원에서 내년에 89조7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일반회계 적자국채 발행규모(89조7000억원)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세액감면·공제 등 국세감면은 2019~2021년에 국가재정법상 법정한도를 초과하게 된다. 3년 연속으로 법정한도를 위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세감면, 3년 연속 법정한도 위반

지표가 이렇게 지표가 악화한 것은 수입보다 지출을 대폭 늘리는 ‘확장적 재정’ 정책의 여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25일 당·정·청이 참석한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고용, 수출 등 실물경제의 위축이 본격화하고 있어 더 과감한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도 “취약계층, 중소기업 지원에 따라 불가피하게 국세감면 한도를 초과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대로 가면 미래세대, 차기정부가 떠안는 재정부담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기용 한국납세자연합회 회장(인천대 경영학부 교수)은 “국가 주도로 과도하게 재정을 남발하면 미래의 세 부담이 커지고 경제를 살리는 실효성도 떨어진다”며 “민간의 활력을 높이는 쪽으로 규제를 혁파하고 기업의 세 부담을 낮추는 쪽으로 경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년 예산은 555조8000억원, 국가채무는 94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세액감면·공제 등 국세감면은 2019~2021년에 국가재정법상 법정한도를 초과하게 된다. 3년 연속으로 법정한도를 위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국가채무는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인 2022년에 1070조3000억원(GDP 대비 50.9%)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출처=기획재정부]
세액감면·공제 등 국세감면은 2019~2021년에 국가재정법상 법정한도를 초과하게 된다. 3년 연속으로 법정한도를 위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처=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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