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1분기 국민소득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의 오락·문화 등 여가활동 관련 가계 지출은 전분기보다 2.1% 줄었다. 옷과 신발(-1.8%), 자녀 학원비(-2.1%)도 감소했다. 하지만 술·담배는 4.6%나 늘었다. 지난해 4분기(-0.4%)에 비해서는 큰 폭의 증가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개인별 1분기 월평균 술·담배 지출액은 3만 4900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2.2%가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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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걱정이다. 경제는 총체적 위기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로 2분기 연속 0%대다. 메르스 여파로 얼어붙었던 지난해 2분기(0.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와 투자, 수출 모두 감소세다. 더욱이 발등에 떨어진 산업구조조정에 청년실업, 가계부채, 전·월세난 등 어느 하나 만만한 과제가 없다. 서민층이 술과 담배를 찾을 일이 더 많아질 공산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책무가 크다.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챙겨 국민이 술·담배에 빠지기보다는 건강한 웃음을 찾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구조조정 지원책을 놓고 한은과 엇박자를 내는 등 상황을 헤쳐 나갈 의지도, 능력도 없어 보인다. 무책임한 정치권은 원 구성을 놓고 자리다툼이나 할 뿐 민생은 나 몰라라다. 지친 국민을 위로해주기는커녕 오히려 ‘술 권하는 사회’를 조장하는 꼴이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