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만 받아도 현금이 내 지갑으로

류준영 기자I 2012.05.04 08:03:55

스마트폰 사용자도 돈 버는 `리워드 광고 앱`
설문에 응하면 포인트 적립, 퀴즈 맞추면 기프트콘 지급..짧은 기간에 가입자 급증
“상품 서비스 홍보 효과 의문”..IT업계에선 경계의 목소리

[이데일리 류준영 기자]잔돈푼 벌어보겠다고 `집에서도 할 수 있는 부업`이란 전단지를 힐끗 쳐다본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것이다. 한달, 일년을 꼬박 벌어도 남는 건 빚뿐. 당장 주머니엔 돈이 궁하다.

커피값이라도 아껴볼 요량으로 투 잡(2job) 온라인카페를 뒤적이던 직장인 송지향씨는 우연찮게 본 `10분이면 라떼한잔`이란 광고문구에 시선이 멈췄다. 이는 리워드(Reward) 광고 앱(APP)인 `애드라떼` 광고헤드카피이다. 모바일 광고를 보고 퀴즈를 맞추면 사용자에게 포인트나 기프트콘, 현금을 주는 앱이다. 일명, `돈 버는 앱`으로 불리는 리워드 광고 앱들이 몇 개월새 무수히 많이 나오면서 이른바 `앱테크(애플리케이션+재테크)`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지금껏 스마트폰에서 제공되는 광고들은 불특정 다수를 노린 단순한 모바일 배너광고에 그쳤던 반면 리워드 앱은 사용자의 성별이나 직업, 관심도에 따라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므로 광고 효율성 측면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애드라떼 광고


카카오톡도 울고 갈 광고효과 반응도 가히 폭발적이다. 애드라떼는 서비스 9개월 만에 200만 가입자를 확보했다.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첫 런칭한 이후 두 달여 만에 1000만원 매출을 거뒀고, 현 월 평균 매출액은 6억 원에 육박한다. 제법 짭짤하다. 그간 300여 개 기업광고가 집행됐다.

애드라떼를 기획한 정수환 앱디스코 대표는 “운 좋게도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 리워드 광고 앱이 없을 때 들어간 덕분에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노출 효과에선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도 울고 갈 정도다. 광고주 입장에서 주도적으로 타겟팅을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어서다.   정수환 대표는 “첫 단계 광고리스트부터 CF영상, 퀴즈, SNS추천, 페이지 링크 등 총 5단계로 진행되는 광고노출은 소비자가 상품과 브랜드를 인지하는 데 총 3번의 노출이 필요하다는 광고 이론을 충분히 만족시킨다”고 설명했다.
▲ 설문조사 리워드 앱 `오베이`


리워드 앱, 스타일도 가지각색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이목을 끈 `오베이(Ovey)`는 설문에 응하면 적립금을 돌려주는 방식을 택했다. 등록된 개인정보에 맞춰 설문조사가 진행돼 호응도가 꽤 높은 편이다. 스마트폰 사용자 특성을 고려해 질문항은 대체적으로 짧다. 동일한 콘셉트에 `두 잇 서베이` 앱도 흥행몰이 중이다.

`앱팡 알리미`는 프로모션 중인 앱을 다운로드 받으면 해당포인트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예컨대 컴투스의 `미니게임천국`이라는 게임 앱을 앱팡알리미를 통해 다운로드 받으면 100원이 적립된다. 적립된 포인트는 유료 앱을 구매하는 데 쓸 수 있다.

아이디어윕이 만든 `앱마블`은 사용자가 안드로이드마켓에서 앱을 내려 받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통해 추천을 하면 마블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사용자가 필요한 앱도 다운받고 마블을 통해서 현금도 벌 수 있어 `꿩 먹고 알 먹는` 앱이다.

전화만 받으면 돈이 적립되는 리워드 앱도 나왔다. `마이앤엠(MYNM)`은 사용자가 전화 수·발신 시 송출되는 광고를 시청한 후 적립금을 받는 형식이다. 한 통화당 적립금은 20원. 1만원 이상이 되야 현금으로 전환해서 쓸 수 있다.

현실의 사업 모델을 모방하는 사례도 있다. `애드센드(AD Send)`는 광고를 모바일이나 이메일로 친구에게 권한 후 그 친구가 광고를 볼 경우, 포인트를 절반씩 서로 나눠 갖는 방식이다. 이른바 다단계 방식의 리워드 신종 앱인 것이다.

`골드뱅크 악몽` 재연되나 한 때 유행일까? `롱런` 모델일까?

리워드 앱을 바라보는 전문가 의견은 첨예하게 엇갈린다.

광고 성적표를 확실한 데이터로 산출할 수 있는 리워드 앱은 `퍼포먼스 보장광고`란 별칭까지 따라붙었다. 더군다나 스마트폰과 SNS 사용자의 꾸준한 증가세는 리워드 앱의 미래를 밝게 비춘다.

반면 광고 시청 이후 `적립금을 받으려면 회원가입 하라`는 요구가 늘자 `개인정보를 헐값에 판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또 이 분야에 뛰어든 업체들이 대부분 스타트업 벤처기업이란 점에서 10년 전 벤처거품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에겐 `골드뱅크 트라우마(Trauma)`가 있었다.

골드뱅크는 지난 1997년에 문을 열었던 웹 기반의 배너광고 포털사이트이다. 인터넷배너광고 클릭 당 포인트를 지급했으며, 3만원 이상일 때 돈으로 환급해 줬다. 서비스가 지금의 리워드 앱과 다를 게 없다.

초고속인터넷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이 보급되기도 전에 15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한데다 코스닥 상장과 더불어 수 백억 원의 투자금을 확보하면서 당시 인터넷 비즈니스계 선망의 대상이 됐지만 얼마 못 가 바람처럼 사라졌다.

IT업계에선 리워드 앱을 놓고 “자칫 골드뱅크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며 경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모바일 앱 컨설팅 업체 엔트제너스(Entzeners) 대표 안병선씨는 “사용자 입장에서 돈을 버는 게 주목적인 리워드 앱에서 상품과 서비스 홍보 효과가 높다는 건 어불성설 아닌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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