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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수출, 하반기 악화되진 않을 것…반도체 재고 개선"

이은정 기자I 2023.08.02 07:43:15

대신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7월 한국 수출 감소 폭이 다시 두 자릿수로 확대됐다. 자동차가 주춤한 가운데 반도체는 업황 회복 지연에 따른 정보기술(IT)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 영향이 지속됐다. 다만 하반기 한국 수출 회복 강도가 약해지더라도 더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신증권은 2일 7월 한국 수출은 503억3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6.5%를 기록하며 감소폭 재차 확대된 점을 짚었다. 6월 들어 개선세를 보이던 한국 수출은 7월 들어 다시 악화됐다. 무역수지는 2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수출 감소세가 확대됐지만, 수입 물량이 12.3% 급감하면서 흑자를 기록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6월처럼 에너지 가격 하락 영향뿐 아니라 대내 경기 둔화로 인해 반도체, 반도체 장비, 철강 등 주요 품목 수입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기업의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가 약해 기업 투자가 약화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품목별로는 수출을 견인하던 자동차가 주춤했고, 글로벌 인프라 투자 확대로 일반기계 수출은 4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수출 부진을 상쇄하진 못했다. 반등 기대감이 높았던 반도체는 정보기술(IT) 기업의 재고 조정 이후 주문이 소폭 증가했으나, 업황 회복 지연에 따른 IT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 영향이 지속되면서 감소 폭이 -33.6%로 확대됐다.

6월 수출 이후 한국 경기 반등 기대감이 컸다면 7월 수출은 회복 강도에 대한 기대감을 조정하는 요인라고 봤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해 7월부터 5차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배경으로 글로벌 수요에 의존도가 높으며 주력 산업인 반도체 경기 회복이 더디고 중국 경제가 예상만큼 살아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 수출이 현재 수준에서 더 나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7월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수축기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재고가 조정되고 신규주문 감소세가 완화됨에 따라 소폭 개선되고 있다. 이에 7월 한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에 따르면 내수 부진에도 불구 해외 주문이 증가해 신규 주문 감소세는 완화됐다.

이 연구원은 “선진국의 통화긴축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개선이 추세적이기보다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수출을 울퉁불퉁하면서 약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도체 경기와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보이고 있다. 반도체 재고율(재고·출하)이 변동성이 있지만, 6월에는 반도체 출하지수가 크게 반등한 동시에 재고도 크게 조정됐다. 7월 수출과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입의 약세를 감안하면 회복세가 강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업황이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은 명확해지고 있다.

이 연구원은 “한국 기업의 심리를 대변하는 8월 BSI도 반도의 수출 전망은 계속 악화됐지만, 업황 전망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결론적으로 한국 수출에 대한 낙관은 시기상조이긴 하나 7월 수출 감소폭이 확대됨에 따라 한국 수출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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