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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이 힘]손발 감각 무뎌지고 아프면 `말초신경병` 의심을

이순용 기자I 2020.06.29 05:00:15

발병 초기 약물치료로 통증 등 감각이상 증상 만성화차단 가능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몇 해 전 젊은 여성 가수가 고백해 화제가 되었던 말초신경병은 손발이 저리거나 감각이 떨어지고,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보통 혈액순환 문제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혈액순환장애는 매우 드물고 말초신경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인질환 매우 다양, 정확한 진단 중요

말초신경병은 말초신경이 여러 원인에 의해 손상을 받아 이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국소적 원인으로 생기는 단일신경병에서부터 광범위하게 이상이 생기는 다발신경병까지 형태가 다양하다. 단일신경병은 손목터널증후군과 종아리신경병이 대표적이며, 다발신경병은 당뇨병에 의한 경우가 가장 흔하고, 항암제 등 약물, 면역체계 이상, 갑상선 저하증 등 전신질환이 뒤를 잇고, 유전신경질환, 비타민 부족이나 알코올중독, 영양결핍에 의해 생기기도 한다.

원인 질환이 많고 증상도 원인 질환에 따라 각기 다르며, 같은 질환이라도 환자마다 증상이 다를 수 있어 진단이 매우 어렵다. 말초신경병 전문병원에서조차 말초신경병 환자의 25%에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기도 한다.

김상범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적인 신경과 진료가 중요하다”며 “발병원인을 찾기 위한 혈액·소변검사, 신경부위와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신경근전도·자율신경·신경초음파검사를 통해 진단한다”고 말했다.

◇통증·저림·감각이상 등 다양한 증상

손발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고, 화끈거림과 함께 바늘로 찌르는 통증이 주 증상이다. 혈액순환장애와 많이 헷갈릴 수 있는데, 혈액순환장애는 통증이 주로 나타나며, 손가락 끝이 차고 찬물에 손을 넣으면 손끝이 하얗게 변한다. 반면 말초신경병은 통증뿐만 아니라 화끈거림, 욱신거림, 저림, 시림, 얼얼함 그리고 먹먹하고 무딘 느낌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원인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진다. 당뇨병다발신경병은 엄격한 혈당조절과 고지질혈증 등의 동맥경화 위험인자들을 조절해야 한다. 비타민결핍 신경병인 경우에는 비타민을 보충하며, 길랭바레증후군이나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과 같은 면역이상 염증다발신경병은 면역글로불린이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여 운동감각 이상을 현저하게 개선할 수 있다. 말초신경병은 증상이 만성화되면 나중에는 약물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발병초기 신경병통증에 효과적인 약물을 사용하여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생활 속 말초신경병 예방법

말초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이후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평소에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상범 교수는 “말초신경에 독이 되는 술과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철저한 혈당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손목터널증후군이나 종아리 신경병은 신경이 눌리지 않도록 습관적인 손목 꺾임이나 다리를 꼬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는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상범 교수가 손발저림과 통증이 계속돼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말초신경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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