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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포모’…日반도체 ETF로 눈 돌리는 개미

원다연 기자I 2024.03.12 06:00:00

최근 한달새 日반도체 ETF 순매수 늘어
"소부장 중심 日반도체, 엔비디아 주가와 유사 흐름"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 19.20% 등 두자릿수 수익률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올 들어서만 80% 가까이 급등하며 고점 우려와 포모(FOMO·흐름에서 소외될 것이란 두려움) 현상이 뒤섞이며 개인 투자자들이 일본 반도체로 눈을 돌리고 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중심의 일본 반도체 주가는 엔비디아와 유사하게 움직이면서도 상승폭은 덜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기대가 나오면서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소부장 중심 日반도체…“엔비디아 주가와 유사 흐름”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개인 투자자들은 ‘TIGER일본반도체FACTSET’ 상장지수펀드(ETF)를 154억원 규모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TIGER일본반도체FACTSET은 반도체 산업과 매출이 연계된 일본 기업에 투자한다. 반도체 전 공정 가운데 세정공정 장비에 특화된 스크린홀딩스를 가장 큰 비중으로 담고 있으며 도쿄일렉트론, 디스코, 어드반테스트 순으로 비중이 크다. 해당 ETF는 일본 증시에 상장한 유일한 반도체 테마 ETF인 ‘글로벌엑스 일본반도체’와 동일 지수를 추종한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Solactive’와 ‘ACE일본반도체’도 각각 11억원 규모 순매수하며 모두 매수 우위로 대응했다. 국내에 처음으로 상장한 일본 반도체 ETF인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Solactive는 도쿄일렉트론, 신에츠화학, 호야 순으로 투자 비중이 크다. ACE일본반도체는 스크린홀딩스, 디스코, 레이저테크 순으로 담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가 부각하며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올 들어 76.7% 급등하자 이제라도 올라타야 한단 포모 현상과 이미 고점이란 우려가 시장에서 뒤섞여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AI 반도체 수요 확대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일본 반도체주로 투자자들이 시야를 넓히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 반도체 ETF는 특히 일본 반도체 기업들이 소부장 업체 중심으로, 주가가 엔비디아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단 점에서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반도체 기업들은 소부장 기업 중심으로, 메모리 가격에 영향을 크게 받는 삼성전자(005930) 등 국내 기업과 달리 엔비디아 주가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초 이후 두자릿수 수익률…“정책 뒷받침·HBM 제조에 필수”

지난주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가 급락했지만, 단기 조정에 그칠 것이란 게 시장 분석이다. 엔비디아는 지난주 작년 5월 이후 최대 하락폭인 5.55% 하락 마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만 “AI 관련 투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여 엔비디아와 AI 반도체 관련 업체들의 실적은 주가를 충분히 뒷받침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18일(현지시간) 시작되는 엔비디아의 AI 컨퍼런스 또는 다음 실적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엔비디아 주가는 재차 상승 여력을 얻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일본 반도체 ETF의 수익률은 연초 이후 두자릿수를 나타내고 있다.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Solactive는 연초 이후 18.63%의 수익률로 레버리지형을 제외하고 같은 기간 전체 ETF 가운데 22번째로 높은 성과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TIGER일본반도체FACTSET(18.28%), ACE일본반도체(15.21%)도 모두 두자릿수 성과를 내며 수익률 상위권을 기록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 개별 반도체주에 대해서도 순매수를 보였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최근 한 달간 일본 증시에서 미국채에 투자하는 ETF를 제외하고 개별 종목 가운데 도쿄일렉트론을 984만달러로 가장 많이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개별 종목 가운데 스크린홀딩스(368만달러), 어드반테스트(290만달러)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일본은 전통적으로 반도체 소부장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으며, 미·중 갈등 국면에서 일본 정부가 적극적인 반도체 지원 정책을 통해 반도체 산업 부양에 힘쓰고 있어 그 성장세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를 위해선 일본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기술력이 필수인 만큼 향후 전망 역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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