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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라든 수출입, 부진한 소비·투자…겹악재에 中경제 ‘경착륙 주의보’

김인경 기자I 2019.01.22 06:00:00

고개 드는 중국 위기론
지난해 12월 수출 전년비 4.4%↓
수입도 7.6% 감소…2년새 최대폭
1990년 이후 車 판매량 첫 감소
中정부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도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 겨우 5.9%
G2갈등에 글로벌기업 투자 미뤄
“올해 성장률 5%대 하락” 전망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AFPBB 제공]
[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990년 이후 2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빚더미 위에서 성장해온 중국경제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비도, 생산도 침체…경착륙 가능성 ‘솔솔’

21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8년 전체의 성장률은 6.6%로 집계됐다.

4분기 성장률도, 지난해 전체 성장률도 블룸버그통신이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에는 부합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2010년 10.6%로 정점을 찍고 2011년 9.5%, 2012년 7.9%, 2013년 7.8%, 2014년 7.3%, 2015년 6.9%, 2016년 6.7%, 2017년 6.8%를 기록하면서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려나가는 추세다.

수출입 지표와 소비, 투자 모두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7.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7월 이후 최대폭이다. 수출 역시 전년 동기보다 4.4% 감소하며 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두터워진 중산층을 바탕으로 내수 소비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지금껏 드러난 숫자로는 이마저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12월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8.2% 증가하는데 그쳤다. 작년 자동차판매량은 2808만대에 그치며 2017년보다 2.8% 줄었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이다.

투자도 부진하다. 작년 1∼12월 누적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5.9%로 집계됐다. 중국정부가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선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런 성적표다.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투자를 뒤로 미루고 있는 점도 악재다. 주중 미국상공회의소가 중국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미국기업 43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31.1%는 무역전쟁 때문에 투자를 연기하거나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작년 밑돌 것”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작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UBS 등 일부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미중 무역분쟁이 해소되지 않으면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5%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래리후 맥쿼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부진과 부동산 침체가 중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나서겠지만 인프라 투자만으로는 경기 하방압력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루팅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 “작년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것은 미중무역전쟁 이슈 때문에 수출을 앞당긴 때문”이라며 “올해는 수출이 더욱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루팅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6.0%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는 글로벌 경제에도 악재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중국의 구매력은 세계 생산의 18.3%를 차지한다. 2008년(12.2%)보다 높아진 것은 물론, 2013년부터 미국의 구매력도 웃돌고 있다. 그야말로 세계의 공장이자 ‘지갑’이다. 중국 경기 둔화가 심화할 경우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에 버금가는 위기가 올 수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중국 경제 상황은 숫자로 보여지는 것보다 더 나쁠 수 있다. 문제는 2019년이다. 중국 정부가 성장 촉진을 위한 많은 대안을 갖고 있겠지만, 올해는 지난 10년 동안 축적된 막대한 부채를 더 늘리지 않으면서 성장을 자극해야 한다. 균형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중국만 바라보던 세계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세계 경제성장 엔진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식어가고 있다.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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