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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사흘간 12.9% ‘뚝’…S&P500·나스닥도 또 고전[월스트리트in]

김상윤 기자I 2024.06.25 05:43:27

엔비디아 6.7% 빠지며 시총 3조달러 아래로
기술주 하락, 에너지·은행 상승…순환매 나타나
국제유가 하루 만에 반등…달러·엔 159.63엔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엔비디아 주가가 사흘 연속 빠지면서 나스닥과 S&P지수도 사흘째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5일 연속 오른 것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은 그간 랠리를 펼쳤던 반도체 등 기술주를 매도하고 에너지, 은행 다른 섹터 주식을 매수하는 순환매 장세가 일부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기술주 숨고르기 이어져…은행·에너지 순환매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7% 오른 3만9411.21을 기록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0.31% 떨어진 5447.87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1.09% 빠진 1만7496.82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4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나티시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의 수석 전략가인 잭 야나시에비츠는 “시장은 그간 많이 상승했던 주식을 일부 매도하고 상대적으로 성과가 부진한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며 “금요일에 발표되는 개인소비지출9PCE) 물가 지표가 상당히 완만하게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투자회사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 수석시장 기술적 분석가는 “올해 들어 상승세를 주도했던 많은 종목이 단기적으로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S&P500지수가 7월까지 더 큰 하락을 피하려면 수면 아래에서 계속 순환하는 모습이 보여야 한다”고 평가했다.

실제 전반적으로 AI수혜를 봤던 반도체주들이 부진한 하루였다. 엔비디아는 6.68% 빠졌다. 사흘간 하락폭은 12.9%에 달한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2조9050억달러를 기록하며, 3조달러에서 내려왔다.

브로드컴(-3.7%), 마벨 테크놀러지(-5.73%), 퀄컴(-5.5%), 암 홀딩스(-5.76%) 등도 모두 하락 마감했다.

반면 은행주들은 대체로 상승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1.34%), 도이치은행(2.78%), JP모건(1.31%) 등이 상승마감했다. 에너지주인 엑슨 모빌(2.96%), 셰브론(2.56%) 등도 2% 이상 상승했다.

블루칩 데일리 트렌드 리포트의 수석 기술 전략가인 래리 텐타렐리는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은 매우 건전하다”며 “지난주와 지금 우리는 건강한 순환을 보고 있다. 기술 부문이 잠시 주춤하는 동안 다른 섹터가 상승하는 좋은 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은 오는 26일 메모리반도체의 실적 풍향계로 꼽히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메모리반도체의 공급과 수요 균형이 올해 내내 타이트하게 유지돼 적어도 3분기까지는 전분기 대비 두자릿수 가격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월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과 향후 전망치를 내놓을 경우 다시 반도체주들의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워삭 캐피털 파트너스의 에밀리 바워삭 힐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주식시장은 거품이 아니고, 메가캡 성장주 밸류에이션은 높아졌지만 2000년 기술 버블 때처럼 주가가 펀더멘털과 분리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시장은 견조한 실적을 내는 기업에 보상을 주고, 그렇지 못한 기업에는 벌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유가 하루 만에 반등…달러·엔 159.63엔

국채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7bp(1bp=0.01%포인트) 내린 4.23%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0.9bp 떨어진 4.721%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31% 떨어진 105.47에서 거래 중이다. 달러·엔 환율은 0.05% 내린 159.63엔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날 칸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이 “과도한 변동이 있을 경우 적절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구두개입하긴 했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분위기다.

국제유가는 하루 만에 다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8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0.90달러(1.11%) 오른 배럴당 81.63달러에 마감했다. 런던ICE선물 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 대비 0.77달러(0.9%) 오른 배럴당 86.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의 국경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증시는 일제히 올랐다. 영국 FTSE100지수는 0.53%, 독일 DAX지수는 0.89% 상승 마감했다. 프랑스 CAC40지수도 1.03%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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