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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9일 인사 발표에서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이 총리의 강력한 천거가 있었고 노형욱 국무조정실장도 이 총리가 추천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경제사령탑인 부총리와 각 부처를 조율하는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결정하는데 이 총리가 핵심 역할을 했고 문 대통령도 이를 전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장관 인선에 총리가 제청권을 행사했다고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홍 후보자는 이 총리를 보좌하는 국무조정실장을 1년6개월여 맡아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 가상통화 열풍, 살충제 계란 사태, 라돈 침대 사태 등 주요 현안을 원만하게 해결했다는 평이다. 문 대통령과 이 총리가 매주 월요일 오찬을 겸한 70여차례 주례회동에 배석해 현안자료를 직접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후보자는 이 총리의 신임을 받으면서 그동안 개각 때마다 경제부처 장관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꾸준히 거론됐다.
홍 후보자는 춘천 출신이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원주), 최종구 금융위원장(강릉)도 강원도 출신이다. 경제부총리(재정)·한은총재(통화)·금융위원장(금융) 자리를 강원도 출신이 모두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는 한양대 동문이다.
노 실장은 전북 순창 출신으로 광주제일고를 졸업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고교 후배로 이 총리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노 실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자리에서 “메르스·가상화폐 대응, 지방분권 방안 조정 등 어려운 현안들을 다뤘던 이력과 예산·재정 분야 전문가로 국정을 조정하는 데 적임자”라고 설명하면서 “규제혁신 및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등 주요 현안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노 실장은 “갈등현안들에 대해선 대화와 소통을 통해 원활하게 국정을 운영하겠다”며 말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문 대통령의 신임이 굳건하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이 총리는 막강 실세총리로서의 위상을 사실상 굳혔다는 평이다. 이 총리는 자신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와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주요 현안이 발생한 부처 장·차관이 정보를 숙지 못했을때 강한 질타로 정부내 ‘군기반장’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여기에 국회 대정부질문 등에서 보여준 이 총리의 당당한 언변과 정무감각도 문 대통령의 신뢰 배경이 됐다는 게 정계의 평가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청와대 본관에서 박은하 주영국대사 등 신임 대사들에게 신임장을 수여한 뒤 환담을 나눈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총리도 특별한 위치에 있다”면서 “헌법상 국정을 총괄하도록 돼 있는데 대통령제 중심 국가에서 그런 위상을 가진 나라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에게 일부 나라에 대한 순방을 부탁하기도 했고, 대통령 전용기를 내드리기도 했다”면서 “다자회담의 경우는 총리가 가는 게 더 적절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이 총리는 실세 총리로서 정치적 위상도 더욱 높아졌다. 이 총리는 최근 여론조사기관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여권 1위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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