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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 베조스 때문?..트럼프의 '아마존 때리기'(종합)

이준기 기자I 2018.03.30 05:21:58

'세무조사 언급했다'는 악시오스 보도 하루 만에 또 공격
아마존 CEO 베이조스, 트럼프에 비판적 입장 'WP' 소유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세계적 ‘유통 공룡’인 아마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다시 한 번 드러내면서 아마존에 대한 세무조사 등 실제 공격을 강행할지 주목된다. 미 정가에선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가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는 워싱턴포스트(WP)를 소유하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훨씬 오래전부터 아마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며 “다른 기업들과 달리 아마존은 주와 지역 정부에 세금을 적게 내거나 아예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마존은 미국의 우편 시스템을 그들의 배달직원처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에 큰 손실”이라며 “수천개의 소매 기업들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의 트윗은 전날(28일)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트럼프 대통령이 “쇼핑몰과 오프라인 소매점포들이 모두 망하게 생겼다”는 몇몇 지인들의 불만을 듣고 나서 아마존에 대한 세무조사를 언급했다고 보도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백악관이 브리핑에서 “현재 (아마존에 대해) 추진하려는 특별한 정책이나 조치는 없다”(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고 밝혔지만, 아마존의 주가는 전날 4% 넘게 급락했다.

실제 트럼프와 베조스는 ‘물과 불’의 관계로 유명하다. 2016년 대선 당시 베조스는 WP에 트럼프 검증팀을 가동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나아가 자신이 운영하는 민간 로켓 블루오리진(Blue Origin)에 트럼프를 위한 좌석을 마련했다며 “그를 우주로 보내버리겠다”고 쓰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도 아마존의 시장독점을 비판하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그들은 문제를 안게 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취임 이후에도 잊을만하면 “세금을 내는 소매상에 큰 손해를 끼친다”,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며 아마존을 공격해왔다.

그러나 트럼프가 실제 아마존을 공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판매세는 주·지역 정부별로 세율이 제각각인 데다, 연방정부의 소관도 아니어서 뚜렷한 과세수단이 없다는 점에서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를 인용, 아마존의 2016년 납세액이 4억1200만 달러(4400억원)라고 보도하면서 “우편 시스템도 아마존의 폭발적인 온라인 쇼핑 덕분에 성장세를 누리고 있다”고 했다. 이날 아마존 주가가 트럼프의 트윗에도 1% 안팎으로 반등하고 있는 배경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월가는 트럼프의 트윗에 동요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의 로이즈 왐슬리 전략가는 “트럼프가 아마존에 집착하고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아마존이 어떠한 행동에 직면할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며 아마존을 ‘매수’하라는 투자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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