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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봤어요]스포츠 감성 물씬…확 바뀐 렉서스, LS 500h

노재웅 기자I 2017.12.28 05:40:00
렉서스 LS 500h. 한국도요타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정숙성의 대명사 렉서스가 플래그십(최상위) 세단 ‘LS’를 통해 완벽한 변신에 나섰다. 누군가는 기존 렉서스의 향수를 그리워하며 아쉬워할 수도, 다른 누군가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돌아온 LS에 흥분될 법한 수준의 큰 변화다.

지난 22일 인천 중구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한국도요타가 마련한 5세대 신형 LS 500h의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신형 LS를 경험했다. 35㎞의 짧고 단조로운 코스로 자세한 장단점을 살펴보긴 어려웠지만, 디자인 중심의 첫인상 위주로 차를 느꼈다.

신형 LS 500h는 안팎으로 ‘고급 세단’보다는 ‘스포츠 세단’의 인상을 풍긴다. 새로운 플랫폼 GA-L을 도입하면서 전고는 5㎜, 후드와 트렁크는 각각 30㎜, 40㎜ 낮아진 데 따른 첫인상 효과다. 브랜드의 상징인 스핀들 그릴은 더욱 커졌고, LED 헤드램프를 날카롭게 깎아 강인하고 역동적인 전면부 얼굴이 완성됐다.

실내에 들어서서도 밖에서 느낀 스포츠 감성이 그대로 이어진다. 운전석이 기존보다 30㎜ 낮아진 것을 비롯해 계기판 쪽 패널 디자인은 ‘운전’이 아닌 ‘조종’을 하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게끔 돼 있다. 전체적인 색감이나 소재의 사용 등도 이탈리안 하이퍼포먼스 스포츠카 브랜드를 닮았다는 인상이 강하게 풍겼다. 반대로 표현하자면 기존의 얌전하고 신사다운 멋은 사라졌다는 뜻이다.

신형 LS 500h는 새로운 최첨단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3.5ℓ V6 고효율 엔진과 2개의 모터, 10단 자동변속기에 준하는 유단 기어를 조합해 총 출력은 359마력, 토크는 35.7㎏·m의 힘을 낸다. 기존 600h보다 배기량이 줄어들면서 제원상 숫자는 줄었지만, 세밀한 에어 서스펜션 제어와 기계식 사륜구동 시스템 등의 조화로 운전성능은 훨씬 향상됐다.

특히 안정적인 핸들링이 LS 500h의 가장 큰 장점이다. 플래그십 대형 세단을 타고 있지만, 운전자가 스스로 큰 차를 몰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게 스티어링 휠이 매우 경쾌하게 차를 움직인다. 운전자가 정면을 바라볼 때 시선에서의 양측 보닛도 매우 낮게 깎아서, 체감하는 차의 크기도 작게 느껴지게 하는 효과도 있다.

묵직하고 무게감 있는 대형 세단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가볍다’라고 느낄 법도 하지만, ‘스포티하게 변했다’라는 표현이 이 차에 더욱 어울린다. 물론 국내 플래그십 세단 시장의 수요가 여전히 ‘역동성’보다는 ‘감성’에 더 큰 무게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렉서스의 과감한 선택이 곧 판매량의 증대로 이어질지까지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소리’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접근할 수 있다. 5년 전 LS를 처음 탔을 때가 아직도 또렷이 기억난다. 지금으로 치면 전기차를 탄 것만 같은 무소음과 외부 소음 억제력은 다른 경쟁 독일 세단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렉서스만의 매력이었다.

하지만 신형 LS 500h는 다르다. 물론 실내 정숙성은 여전히 경쟁차 대비 훌륭하나, 이전의 LS와 비교한다면 우위에 두기 어렵다. 주행 감성을 극대화하겠다며 새롭게 적용한 ‘엔진 사운드 제너레이터’ 덕분에 가속 시마다 들리는 날카로운 엔진음 때문이다. 행사 당시 이 차를 탔던 모든 기자가 가장 낯설어했던 대목이기도 하다. 스포츠 감성을 추구하고자 한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그렇다면 엔진음을 흉내만 내는 수준이 아니라 더욱 가다듬었어야 했다.

시승코스의 돌아오는 길은 뒷좌석을 경험했다. 시트를 최대 공간 확보 버전까지 늘리면 무릎 공간이 무려 1미터 가까이 확보된다. 조수석 시트가 최대한 앞으로 접어지는 동시에 뒷좌석이 뒤로 젖혀지면서, 마치 비행기 비즈니스석에 누워서 가는 자세가 완성되는 것이다. 아울러 다리 밑으로 튀어 오르는 받침대는 키가 큰 승객이 다리를 뻗었을 때에도 종아리를 확실하게 지지한다.

좌석 가운데 존재하는 공조시스템 패널도 스위치를 없애도 모두 터치 방식으로 바꿨다. 오디오, 에어컨, 시트 조절, 릴랙스 기능, 선쉐이드와 램프 조작은 알기 쉬운 그래픽 표현으로 직관적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또 마사지 코스를 기존 4코스에서 7코스로 확대해 정교함을 살렸다. 각 코스는 15분간 지속하며 강도를 5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23개 스피커의 마크레빈슨 레퍼런스 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자체의 음향은 훌륭하나, 최신 모비일 기기와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이 사뭇 아쉽다. CD를 넣는 공간 대신 모바일 기기 접근 편의성을 높였다면 더욱 편리했을 것 같다.

시승을 마친 후의 트림상 연비는 7.2㎞/ℓ로 공인연비(11.5㎞/ℓ)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게 나왔다. 판매가격은 LS 500h AWD 플래티넘 1억7300만원, AWD 럭셔리 1억5700만원, 2WD 럭셔리 1억51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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