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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e사람]셰프서 MD로…“세계요리, 집에서 맛보게 할 것”

이윤화 기자I 2019.01.30 05:30:00

서귀생 마켓컬리 시니어 상품기획자 인터뷰
식품영양학 전공, 조선호텔 셰프·구매팀 바이어 거쳐 마켓컬리 합류
셰프의 음식철학, 마켓컬리 경영철학 만나 ‘서너지 효과’

서귀생 마켓컬리 시니어 MD.(사진=이윤화 기자)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맛좋고 신선한 음식을 더 많은 고객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으로 이름을 알린 신개념 배송 스타트업 ‘마켓컬리’. 마켓컬리에서 상품 기획을 담당하는 서귀생(37) 시니어 MD(상품기획자)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셰프 출신이다. 그는 셰프에서 MD로 전향한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그가 마켓컬리에서 맡은 상품 품목 수는 꽤 방대한 편이다. 캐비어나 송로버섯 같은 고급 식자재부터 가정 간편식까지 1000여개 상품을 기획·관리한다. 서 MD는 “셰프의 일과 MD 업무는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한 접시의 일품 요리를 만들듯 상품 기획도 귀한 자식처럼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유명 호텔 셰프에서 스타트업 MD로 전향한 이유는 뭘까. ‘남다른 길을 가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실제 서 MD는 한식과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 일을 시작했다. 현장에서 ‘칼 쓰는 법’을 배운 덕에 2007년 조선호텔 셰프로 입사할 수 있었다. 그 흔한 인턴십 없이 실력으로만 입사했다.

그는 셰프 6년차 호텔 구매 바이어로 일하면서 MD라는 직업에 흥미를 느꼈다. 서 MD는 “식자재 구입을 위해 세계 각국을 다녔다”면서 “좀 더 넓은 세상에서 자율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백화점·대형마트보다 마켓컬리를 선택한 것은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의 경영철학에 강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마켓컬리는 70여 가지 자체 기준을 통해 신선식품과 해외 식료품, 가정 간편식 등을 엄선한다. 서 MD처럼 요리·식자재에 대한 전문 경험이 요긴할 수밖에 없다.

그는 “원물이 어떻게 요리로 탄생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수입산을 모두 국내산 재료로 바꾸고, 식품첨가물을 제외하는 등 공급사와 A~Z까지 상의해 수정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런 그의 제품 기획 성공률은 꽤 높은 편이다. 부산에서만 먹을 수 있었던 67년 된 추억의 음식 중 하나인 ‘18번 완당’, 병 샐러드로 유명한 ‘샐러드판다’, 유기농 자체브랜드(PB) 상품 등이다. 특히 PB 상품인 ‘제주목초우유’와 ‘동물복지 유정란’의 경우 40% 초반, 쌀 ‘조선향미’도 40%, 소고기 ‘일상미소’는 30%대의 평균 재구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서 MD의 목표는 분명하다. 전 세계 유명 맛집 요리를 소비자가 집에서 편하게 맛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마켓컬리도 유명 맛집과 협업해 프리미엄 가정간편식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더불어 옛 추억의 감동을 주는 메뉴를 만들고 싶다는 게 신 MD의 포부다. 그는 “부산에서 아버지와 먹었던 18번 완당을 서울로 시집와 처음 먹고 눈물이 났다는 고객 후기처럼 감동을 주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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