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 기회에 자동차 업계도 군살 빼야 한다

논설 위원I 2018.02.21 06:00:00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방침 발표를 계기로 자동차 업계에 대해서도 구조조정 필요성이 떠오르고 있다. 아직 확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현실화될 경우 업계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가 작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한국GM의 결정이 아니라도 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 정부의 다각적인 수출 규제와 중국의 급속한 추격으로 우리 업계가 벌써부터 위기 국면을 맞고 있었던 상황이다.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스스로 군살을 빼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현대·기아차가 실적부진 쇼크에 직면한 현실부터 돌아봐야 한다. 돌파구를 뚫기 위한 시도와 함께 구조조정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번 한국GM의 경우만 해도 지난 4년간 3조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고 부채비율도 무려 3만%를 넘어섰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회생하기 어려운 지경에 놓인 것이다. 한국GM이 우리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먼저 경영정상화 계획을 검토한 뒤 방안을 내놓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 비춰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으리라고 장담하기도 어렵게 됐다.

문제는 구조조정의 시기를 놓칠 경우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기 마련이라는 점이다. 부실기업 구조조정 작업이 지지부진함으로써 그 여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조선·해운업계의 경우를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이2012∼2016 회계연도 기간 중 7조원 이상의 누적 순손실을 기록한 데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경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게 그런 결과다. 현대상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다가온 정부의 성동조선 및 STX 처리 방향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하려면 노사 간의 신뢰와 협조가 필수적이다. 임금을 깎아야 하는 것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인원 감축의 고통도 감내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고는 회사 전체가 점점 더 큰 수렁에 빠지게 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이 나서야 하는 경우에도 선거 득표를 먼저 생각해서는 일이 꼬이기 십상이다. 한국GM의 군산공장 회생 문제로 다시 구조조정 논의의 출발선상에 서게 된 셈이다. 자동차 업계가 경쟁력을 되찾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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