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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M&A 먹성' 로하튼, 외식업계 큰손 등극

이연호 기자I 2016.04.13 08:30:00

BHC 인수후 경영성공 자신감 얻어..순댓국·소고기전문점 등 잇단 인수
"국내외 PEF 프랜차이즈 고전하는데..로하튼, 추가 인수위해 시장조사 중"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BHC의 최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로하튼이 국내 프랜차이즈 외식업계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BHC 인수 후 실적을 크게 향상시킨 자신감을 바탕으로 최근 잇따라 프랜차이즈 외식업체 인수·합병(M&A) 시장에 명함을 내밀며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로하튼은 BHC를 통해 다양한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들을 추가 인수하기 위해 시장에 나온 매물들에 대해 다각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 로하튼은 씨티그룹 계열 사모펀드 CVCI(Citi Venture Capital International, 옛 씨티벤처캐피탈)로 시티그룹으로부터 독립해 주로 아시아지역에 투자하는 사모투자펀드 운용사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BHC가 추가적으로 프랜차이즈 외식업체 인수를 위해 시장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치킨만 빼고 뭐든지 다 좋다며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로하튼은 한국교직원공제회, 공무원연금공단, 행정공제회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96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해 국내 1위 순댓국 프랜차이즈 업체 큰맘할매순대국과 소고기 전문 프랜차이즈 그램그램을 인수했다. [☞관련기사 본지 3.8일자 [단독]BHC, '그램그램' 등 프랜차이즈 2곳 인수..연기금이 출자] 앞서 2013년 제너시스BBQ로부터 1200억원을 들여 BHC를 인수한 로하튼은 그 이듬해인 2014년 한우 전문점 ‘창고43’, 소고기 전문점 ‘불소식당’을 잇따라 품으며 외연을 점차 넓혀 왔다.

국내외 PEF들이 몇 년전부터 글로벌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외식업 프랜차이즈 업체 인수에 활발히 나서고 있지만 정작 성공을 거둔 곳은 손에 꼽을 정도인 가운데 로하튼은 BHC의 성공적인 경영에 자신감을 얻어 덩치를 계속 키우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모건스탠리 PE가 부대찌개 프랜차이즈 놀부를 △IMM PE가 커피 프랜차이즈 할리스커피를 △유니슨캐피탈이 버블티 프랜차이즈 공차를 △CVC캐피탈이 치킨전문 패스트푸드 브랜드 KFC를 각각 인수했지만 대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많은 브랜드들이 난립하는 치킨·커피등 주요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차별화에 실패한데다 다양한 저가 브랜드들이 자리를 비집고 들어 오면서 기존 대형 프랜차이즈들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졌기 때문이다.

2012년 초 두산그룹으로부터 햄버거 브랜드 버거킹을 인수한 VIG파트너스가 최근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경우를 제외하면 PEF들의 외식 프랜차이즈 M&A 성공 사례는 드물다. 이런 가운데 로하튼은 이 분야에서 승승장구하며 몇 년 후 있을 투자회수(Exit)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BHC는 지난해 1860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업계 2위이자 옛 주인인 제너시스BBQ의 자리마저 위협할 만큼 성장했다. BHC는 광고모델로 톱스타 전지현 씨를 기용하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뿌링클’등 인기 신메뉴 개발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앞다퉈 프랜차이즈 외식업체 인수에 나섰던 대부분의 PEF들이 ‘외식업의 늪’에 빠져 투자회수에 어려움을 겪자 추가적인 인수를 통해 기존의 실패를 만회하려고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로하튼은 BHC를 인수하고 성장시킨 자신감을 바탕으로 최근 더욱 외연을 확장하며 성공적인 투자회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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