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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에 울고 웃고..증권전문가 3父子 이야기

김대웅 기자I 2013.02.07 07:58:00

3부자가 함께 증권 생방송 진행
"주식은 심리게임..눈빛만 봐도 호흡 척척"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된다 했다. 혹자는 주식(柱式)투자는 절반이 심리 게임이라고도 했다. 그래서일까. 마음이 통하는 3부자(父子)가 증권시장을 논하며 서로 주거니 받거니 입담을 과시하다 보니, 그 어떤 조합보다 환상적인 하모니를 형성한다.

정해영, 정홍주, 정지우 씨는 증권전문가 3부자다. 매일 오후 3부자가 방송국에 모여 그날의 주식시장에 대한 소회와 투자전략을 주고받는다. 주식 인생 40년의 정해영 고래닷컴 대표(58세)가 개발한 일명 ‘고래사냥 투자기법’이 이들의 공통된 투자 방식이다. 이렇다 보니 서로 간 호흡은 말할 것도 없다. 3부자는 “그 어떤 콤비가 평생을 함께 한 부모 자식 간 만큼 호흡이 더 잘 맞을 수 있겠는가”하고 반문한다.

왼쪽부터 정홍주 실장, 정해영 대표, 정지우 전문가.
3부자가 모두 증권전문가로, 게다가 같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나란히 앉아 생방송을 진행하는 모습은 이들을 제외하곤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들의 3부자 증권 방송 스토리는 5년 전인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정해영 대표는 잘 나가던 증권방송 전문가였다. 어느 날 과로로 입원할 지경에 이르러 방송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그는 아들인 정홍주 실장을 대타로 기용했다. 당시 정 실장은 한 증권사에서 투자상담사로 활약하고 있었다.

이 일을 계기로 두 부자는 본격적으로 콤비 활동을 시작했고, 최근 둘째 아들인 정지우 전문가까지 합세하면서 지금의 조합을 갖추게 됐다.

주식 인생 40년의 정해영 대표는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삶을 살아왔다. 그의 주식에 대한 이해도와 애정은 그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는다.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면서 코스피 연간 차트를 띄워놓고 연대별 사건들을 설명할 정도다.

투자에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이 과정에서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 등 갖은 풍파를 다 겪었지만, 이제 두 아들과 함께 나란히 증권전문가로 활약하는 것이 더없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는 “나의 두 아들은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환상의 파트너”라며 “눈빛만 봐도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호흡이 안 맞을래야 안 맞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3부자가 나란히 앉아 생방송을 진행하다 보니 웃지 못할 해프닝도 많다. 해당 방송사에는 이들이 어떤 관계인지를 묻는 문의전화가 수시로 걸려온다. 굳이 방송 중에 부자 관계임을 밝히지는 않지만 외모나 이름으로 알아차리는 시청자가 많다고 한다. 정해영 대표는 “가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 부자지간임을 알고 깜짝 놀라는 사람들도 있다”며 “다소 눈썰미가 부족한 것 아니냐“며 웃어보였다.

아버지와 나란히 앉아 증권 생방송을 진행한 지 5년째를 맞은 정홍주 실장은 여러 모로 정해영 대표의 판박이다. 그는 “유치원 시절부터 아버지가 증권 공부를 하시는 모습을 보고 자라 주식시장을 분석하는 일이 너무 자연스럽다”며 “세 사람이 같은 기법 하에 패턴을 분석하고 공유하기 때문에 복잡한 내용도 시청자들이 혼란스럽지 않은 것이 강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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