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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2021년 8월 금리를 0.25% 올려잡아 0.75%로 결정했습니다. 1년2개월 만에 나온 금리 인상으로 반등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때부터 금리는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을 기본으로 두 차례 빅스텝(0.5% 포인트 ↑)을 거치면서 3.5%까지 거침없이 올랐습니다. 코로나 19가 한창이던 때와 비교하면 3% 포인트 오른, 아찔한 상승폭입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상승 행진을 멈춘 것입니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기준금리 동결이 상승의 마침표인지 아니면 쉼표인지에 집중됩니다. 우선 금통위원 7명 가운데 5명은 기준금리를 3.75%로 올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한은은 물가 상승률이 2% 대로 내려가기까지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는 기조이고요. 올해 하반기 물가 상승률이 3%대가 예상돼, 한은 기조대로면 연내 금리 인하는 어려워 보입니다.
미국과 금리 격차가 여전한 것도 관건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이번 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4.5~4.75%로 결정했습니다. 한국 기준금리가 최대 1.25% 포인트 낮은 상황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지금보다 금리를 더 올리려고 합니다. 격차가 더 벌어지면 한국은 애가 닳습니다. 외화 유출과 원화가치가 하락(환율 상승)을 부추기기 때문입니다.
이창용 총재는 “차를 운전하는데 안개가 가득해 어느 방향으로 갈지 모르면 차를 세우고 안개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안개처럼 행간이 어렴풋하게 들리는데요, 이어지는 말을 들어보면 조금 더 감이 잡힙니다. “이번 동결을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