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강화에..편의점도시락 '불티' Vs 외식업계는 '울상'

김범준 기자I 2021.08.08 10:10:45

CU·GS25 등 편의점업계, 오피스 상권 중심 도시락 매출 급성상
한국경제硏, 코로나19 장기화로 식당가 매출액은 평균 21.8% 감소
외식업계, 배달·포장 특화 메뉴 출시..편의점 협업으로 판로 모색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한 편의점도시락(‘편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반면 매출이 급감한 외식업계는 포장 특화 메뉴를 선보이거나 편의점과 협업하는 등 판로 모색에 고심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이달부터 새롭게 선보인 2000원대 ‘이딸라 도시락’을 모델이 들어보이고 있다.(사진=코리아세븐)
8일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달 12일부터 31일까지 도시락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오피스상권 27.0%, 주택가상권 24.7%로 크게 늘었다. 지난달 12일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서울 등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로 격상 시행한 첫 날이다. 세븐일레븐의 오피스상권 도시락 매출은 지난 6월에도 1년 전 대비 22.3% 증가했다.

다른 편의점 GS25에서도 지난달 12~13일 강화된 거리두기 시행 이틀간 도시락 매출이 전월 같은 요일 대비 56.1%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온라인 주문을 통한 도시락 매출이 15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외식이나 식당 방문을 꺼리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집 또는 사무실에서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늘면서다.

편의점들은 도시락 수요가 급증하자 새로운 메뉴 등 다양한 도시락을 판매하며 나서고 있다. 협업을 통한 특색 있는 도시락을 선보이거나 가격을 확 낮춰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한다.

세븐일레븐은 2000원대 ‘이딸라 도시락’을 새롭게 선보였다. 보통 4000원 안팎 가격으로 판매하는 다른 일반 편의점 도시락 대비 절반 수준이다. 세븐일레븐 이딸라 도시락은 백미밥에 대중적 반찬 중 하나인 비엔나 소시지와 볶음김치로만 구성한 간단 도시락이다. 취향에 따라 단품으로 간단하게 먹거나, 컵라면 또는 국 등과 함께 곁들여도 3000원대에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이마트24는 하나금융투자와 손잡고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주식 도시락’을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고 있다. 도시락 1개에 네이버,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 10개 기업의 주식 중 무작위로 1주를 받을 수 있는 쿠폰을 동봉한 방식이다. 최근 젊은 대학생과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주식 투자 관심이 크게 늘면서 마침 이들이 편의점 도시락 구매 비중도 높다는 점을 겨냥했다. 이마트24는 지난 5월 비행기에서 먹는 기내식을 콘셉트로 한 도시락을 선보이기도 했다.

CU는 지난 2019년 말부터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이하 편스토랑)’과 협업한 도시락 등 관련 상품 누적 판매량이 지난달 1000만개를 돌파했다. 1회 우승작 개그맨 이경규의 ‘마장면’ 등 총 26개 메뉴가 CU에서 도시락으로 재탄생했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요청을 반영해 도시락뿐만 아니라 컵밥과 냉장면 등 간편식(HMR)으로 확대하고 있다.

GS25는 이달 9일부터 7일간 도시락 전 품목 60% 할인 행사를 업계 단독으로 진행한다. 기간 내 도시락 구매 시 GS25 전용 앱 ‘더팝’ 할인 QR코드를 제시하고 농협NH카드(채움)로 결제하면 구매 횟수에 상관없이 할인해준다.

신세계푸드가 배달 전문매장 혹은 간편식 전문 코너로 운영하는 ‘셰프투고’ 모습.(사진=신세계푸드)
반면 외식업계는 매출 감소에 따른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골목상권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1년 상반기 골목상권 현황 및 하반기 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21명 중 78.5%가 올 상반기 매출이 줄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평균 21.8% 감소했다고 답했다.

이에 외식업계에서는 자체적으로 배달 또는 포장 특화 메뉴를 선보이거나 협업을 통해 도시락으로 생산해 편의점 등 유통 채널을 통한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세계푸드는 배달 전문매장 혹은 간편식 전문 코너로 운영하는 ‘셰프투고’를 통해 기업체 구내식당에서 제공하던 급식을 100여종의 다양한 개인별 도시락 메뉴로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유행과 장기화로 편의점을 중심으로 식사를 위한 도시락 수요가 쏠리면서 ‘경쟁 상대는 옆 가게가 아닌 편도(편의점 도시락)’이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라며 “매장에서도 배달 또는 포장 메뉴에 공을 들이거나 아예 편의점에 도시락 사업 제휴를 적극 손내밀며 소비자 접점 확대를 모색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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