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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임 없는 인생학교…1000년 행복 맛보세요”

최훈길 기자I 2023.10.01 11:04:55

[리뷰]서창우 한국파파존스 회장 ‘로타리에서 만나요’
30여년간 어린이·장애인·독거노인 지원 뿌듯함 전해
봉사 활동은 은퇴 없는 현역, 나눔은 인생 최고 선물
혼자선 못해, 모두 함께 한 덕분에 1000년 행복 느껴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로타리는 인생학교입니다. 만나는 소중한 인연들, 봉사의 소중한 경험과 시간이 한 사람의 인생을 성장시킵니다. 나눔의 봉사, 로타리에는 은퇴가 없습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영원한 현역입니다.”

‘선한 사마리아인’, ‘호모 볼런타스(Homo Voluntas)’, ‘30여년 찐봉사인’. 서창우(사진·65) 한국파파존스 회장에게 붙은 수식어다. 서 회장을 만나본 사람들은 회장을 비롯한 그가 가진 각종 직함의 무거움보다는 선한 미소를 기억하게 된다.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처럼 나눔으로 수놓은 인생2막 중년의 멋스러움과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그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눔은 인생 최고의 선물”이라는 훈훈한 메시지를 남기는 봉사 전도사다.

국제로타리 3650지구 총재직을 역임한 서창우 한국파파존스 회장은 “나눔은 인생 최고의 선물”이라며 봉사 활동으로 느낀 뿌듯함을 전했다. △1958년생 △경복고, 연세대 경영학 학사, 마이애미대 경영학 석사 △CISV(청소년국제여름마을) 한국협회 이사 △히딩크재단 이사 △한국유라시아포럼 이사장 △중앙아시아 태권도협회 자문위원 △서울 스페셜올림픽 회장 겸 동아시아 스페셜올림픽 부회장 △(사)바보나눔 이사 △(사)현대미술관회 부회장 △한국가톨릭평신도협의회 청장년위원회 위원장 △평화방송 재단이사 (사진=이영훈 기자)
최근 출간된 저서 ‘로타리에서 만나요’는 이같은 서 회장의 향기가 묻어난 책이다. 2021년 7월1일부터 1년간 국제로타리 3650지구 총재직을 맡을 당시 활동과 고민이 녹아있다. 당시는 코로나19의 끝 모를 터널에 갇혀 인간관계까지 단절된 암흑 같은 시기였다. 주식·부동산 등에 빚내서 투자(빚투) 열풍이 불었던 때이기도 하다. 이때도 그는 “수익만을 추구하기보다는 사회공헌도 함께 하자”고 독려했다.

그는 로타리클럽 봉사를 도맡아 한 아버지를 따라 청년 때부터 곳곳에 나눔의 손길을 전해왔다. 서 회장의 아버지 서병식(95) 남서울로타리클럽 전 회장은 아흔이 넘는 연세에도 로타리 봉사를 이어가는 ‘현역’이다. 아버지가 평생 나눔을 실천한 것처럼 서 회장도 쉬지 않고 봉사를 이어왔다. 히딩크 재단과 함께 풋살구장을 만들었고, 소아마비 박멸 사업, 서울대병원·중앙대병원에 어린이들을 위한 병원 설비 지원, 순천향대병원과 무료 안과 검진 등을 도왔다.

특히 거스 히딩크 감독과 함께 시각장애 어린이들을 위한 풋살구장을 만든 것은 그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히딩크 감독 제안에 따라 풋살구장을 만들기로 했고, 파파존스 피자 한 판이 팔리면 100원씩 적립하는 기금을 만들었다. 2007년 7월 충주성심맹아원에서 풋살구장의 첫발을 뗐다. 그 뒤로 2014년까지 포항, 수원, 울산 등 전국 12곳에 ‘히딩크 드림필드 풋살구장’이 세워졌다.

히딩크 감독은 서 회장의 저서 ‘로타리에서 만나요’ 소개글에서 이같은 풋살구장을 만들었던 일에 대해 “청소년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기 위해 우리가 함께 만든 일이 더 큰 미래를 여는 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서 회장도 “풋살구장은 시각장애 청소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준 것”이라며 “정말 뿌듯했다”고 돌이켰다.

서창우 한국파파존스 회장(왼쪽에서 네번째)과 히딩크 감독이 2007년 7월에 충주 성심맹아원에 1호 드림필드 개장식을 한 직후 함께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출판사 여백)
‘로타리 하우스’ 봉사도 서 회장을 흐뭇하게 하는 추억이다. 로타리 하우스는 독거노인들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사업이다. 로타리가 수리 비용을 대고, 회원들이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직접 수리를 하는 봉사 활동이다. 서 회장은 “집 하나를 고쳐 드리면 독거노인 한 분이 10년 이상 편안하게 사실 수 있는 행복을 선물해 드리는 것”이라며 “100명에게 10년씩 무려 1000년의 행복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돌이켰다.

“로타리는 오케스트라입니다. 나이를 따질 것도, 남녀를 구분할 것도 없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을 하니까 말입니다. 한마디로 로타리클럽이 하는 봉사는 혼자 하지 못할 일을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서 해내는데 있습니다. 여럿이 힘을 합쳐서 오랜 기간 꾸준히 지속함으로써 더 아름답고 더 위대한 기적을 이루게 됩니다.”

책에는 서 회장이 서울 스페셜올림픽 회장 겸 동아시아 스페셜올림픽 부회장을 맡았을 당시 경험도 소개됐다. 그는 “스페셜올림픽에서 만난 잊을 수 없는 소녀 선수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처음 봤을 당시 그 소녀 선수는 혼자 열 발자국쯤 걸으면 중심을 못 잡고 쓰러질 정도로 심한 장애가 있었다. 그런데 몇년 뒤 다시 만났는데 그 소녀가 탁구 경기장 코트를 뛰어다녔다.

서 회장은 “그 선수가 탁구공까지 맞추는 걸 보니 얼마나 감격했는지 모른다”며 “나눔과 봉사가 장애 아이들의 삶에 디딤돌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뿌듯했다”고 전했다. 그는 “(장애인들이) 비슷한 처지의 장애인 또는 비장애인 선수와 스태프들과 함께 경기하고 생활하면서 사회적응력을 키워나간다”며 “‘장애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통해 이렇게 성장할 수 있구나’하는 사실을 두 눈으로 확실히 봤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봉사를 이어가면서 본업도 더 탄탄해졌다. 지난해 한국파파존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664억6600만원을 기록했다. 서 회장이 2003년 7월 서울 압구정에 1호점을 오픈한 이후 사상 최대 매출이다. 매장은 239개로 전년 대비 21개 늘어났다. 한국파파존스는 주주들에게 지난해 18억9167만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사상 첫 배당을 실시한 2021년(6억원) 대비 3배 넘는 규모다.

30여년간 봉사 활동을 이어온 서창우 한국파파존스 회장은 저서 ‘로타리에서 만나요’에서 “남을 배려할 때 진정한 자유가 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며 “‘나중에’는 절대 오지 않는 시간이다. ‘지금’ 하는 게 봉사”라고 강조했다. (사진=여백)
서 회장은 로타리의 ‘네 가지 표준(The Four-way Test)’ 모토를 항상 잊지 않는다고 했다. 네 가지 모토는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데 있어서 △진실한가 △모두에게 공평한가 △선의와 우정을 더하게 하는가 △모두에게 유익한가’다. 그는 “로타리에서 인생의 ‘숨은 1인치’를 찾았다”며 “더 넓은 세상, 새로운 세상을 만났고 삶의 외연이 1인치 더 커지고 넓어졌다”고 전했다.

30년 넘게 나눔을 실천해온 그에게 봉사란 무엇일까. 서 회장은 “기부하자고 곳곳에 전화를 돌릴 때면 부담을 느끼는 분들도 있었고 때론 설득이 필요할 때도 많았다”며 “그럼에도 남을 도와줄수록 내가 배웠고 나를 행복하게 했다. 봉사와 기부는 행복을 만드는 씨앗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남을 배려할 때 진정한 자유가 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며 “‘나중에’는 절대 오지 않는 시간이다. ‘지금’ 하는 게 봉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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