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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코로나 국경폐쇄 3년..“일가족 굶어 죽고 잘못 움직이면 처형”

김혜선 기자I 2023.06.15 06:27:41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코로나19 이후 북한과 중국의 국경이 폐쇄되자 북한 주민들이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경기도 파주에서 바라본 북한 주민들. (사진=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BBC는 평양과 중국 국경 근처 마을 등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 3명을 비밀리에 인터뷰하고 최근 북한 주민들의 상황을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 2020년 북한 국경이 폐쇄된 뒤 중국에서 들여오는 물자가 끊겨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에 사는 한 여성은 굶어 죽은 일가족의 사연을 전했다. 그는 “물을 주려고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며 “당국이 안으로 들어갔을 때 세 식구가 죽은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더 이상 먹고 살 수 없어서 산으로 숨어들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나도 아이들을 먹이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한 번은 이틀동안 굶어서 자다가 죽을 뻔 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국경에 사는 한 건설 노동자는 “식량 공급이 너무 부족해서 마을에서 이미 5명이 굶어 죽었다”며 “처음에는 코로나19로 죽는 것이 두려웠지만, 그 이후에는 굶어 죽는 것이 걱정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북한 장마당에서도 중국 물자가 끊기면서 대부분 물자가 사라졌다. 한 장마당 상인은 “장마당 제품의 4분의 3이 중국에서 왔지만 지금은 비어있다”며 “사람들이 너무 배가 고파서 음식을 달라고 집 문을 두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국경 단속이 심화돼 “탈출이 불가능해졌다”고 장마당 상인은 전했다 그는 “압록강에 접근만 해도 가혹한 처벌을 받아 거의 아무도 건너지 않는다”고 했다.

건설 노동자 역시 “친구의 아들이 최근 몇 차례의 비공개 처형을 목격했다”며 “탈출을 시도하다 각각 3~4명이 사망했다. 매일 살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만 잘못 움직이면 사형에 처하게 된다. 우린 여기 갇혀어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BBC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식량위기’를 노골적으로 언급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시사한 바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2022년에 기록적인 63발의 탄도 미사일을 시험하는 핵무기 프로그램 자금 조달을 우선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비용이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하고도 남는 5억 달러가 넘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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