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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먹는 방송)’, 텔레비전이 아닌 유튜브에서 유튜버(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자발적으로 식품업체의 신제품을 먹어보고 리뷰하면서 식품업계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유튜브에서 뜬 제품은 유튜버들 사이에서 한 번씩 다뤄야하는 ‘먹방 아이템’으로 등극, 해당 식품업체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영국남자’ 덕에 불닭 날았다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유튜브 먹방으로 뜬 가장 ‘핫’한 제품은 삼양식품의 ‘불닭시리즈’이다. 2012년6월 첫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해외 유명 유튜버들이 매운볶음면에 도전장을 내밀며 먹는 영상이 올라오면서 유명세를 탔다. 지난해에는 ‘2억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7년 ‘1억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한 후 1년 만에 두 배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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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볶음면 시리즈는 TV 광고를 따로 하지 않았다. 삼양식품은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덕을 가장 많이 본 회사”라며 “유튜버들에게 따로 광고홍보료를 지급하고 찍은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버들도 광고홍보료를 받고 하게 되면 부자연스럽고 보는 시청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어 오히려 신뢰도 형성을 위해 자발적으로 영상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광고 안 했는데 먹방이 수십편
농심의 3세대 신라면인 신제품 ‘신라면 건면’도 ‘먹방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9일 농심이 신라면 건면 제품을 출시한 이후 현재 유튜브에는 관련 먹방 수십 편이 올라와 있다. 농심은 자사 유튜브 채널(nongshimPR)을 활용해 신라면 건면 광고를 하고 있지만 조회수는 일반 유튜버가 찍은 것에 훨씬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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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스파게티 까르보나라’ TV 광고 모델로 먹방 유튜버 ‘슈기’를 발탁해 화제를 모았다. 다만 이번 신라면 건면에는 유튜버 모델을 쓰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버들이 자발적으로 올리는 좋은 후기는 제품이나 기업 이미지에 도움이 된다. 실제 소비자들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전달하는 유튜버 특성상 광고보다 훨씬 신뢰도가 높다”며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유튜버의 자발적 홍보 이끌기도
유튜버들의 자발적인 홍보는 유튜브의 수익 배분 구조 때문에 가능하다. 유튜브는 채널 구독자 수 1000명 이상, 1년간 올린 영상 시청 시간이 4000시간 이상을 충족하면 크리에이터의 영상에 외부 광고를 붙여 수익을 배분한다. 일반적으로 광고 수익의 45%는 유튜브가, 나머지 55%는 크리에이터가 가져가는 구조이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이 관심 가질만한 음식들을 소재로 삼거나 신제품 출시 일에 맞춰 시식기를 선점하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주요 식품업체의 신제품이 ‘먹방’의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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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유 관계자는 “유튜버를 활용한 광고의 조회 수가 높아지자 관련 먹방이 크게 늘었고 댓글 반응이 좋아 10대들 사이에서 비요뜨의 수요가 크게 늘어 ‘품귀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