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선물 情담아]설 선물의 진화…가심비·1코노미·실버푸드까지

이성기 기자I 2018.01.31 05:50:00

가성비는 물론 가심(心)비까지
혼술족, 혼밥족 위한 가정간편식(HMR) 세트도
고령화에 따른 '연화식' 선물세트 등장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식품관에서 직원들이 ‘연화 간편식’ 설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연일 이어진 최강 한파에 채소, 과일 등의 가격이 치솟으며 설을 앞둔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그리운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설렘도 잠시, 빠듯한 주머니 사정 탓에 근심도 커지기 마련이다.

지갑이 얇아졌다 한들 새해 첫 명절에 감사의 마음과 정성을 전하는 선물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이에 식품과 패션, 제약 등 유통업계에서는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價心比·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까지 고려한 실속형 선물세트들을 선보이며 소비자들 마음 잡기에 나섰다.

특히 혼술족·혼밥족을 위한 가정간편식(HMR) 설 선물세트가 등장했는가 하면, 인구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어르신들을 위해 부드럽게 만든 연화(軟化)식 설 선물도 출시됐다. 받는 사람의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은 ‘스테디 셀러’(Steady Seller) 제품도 더욱 다양해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올해 설 선물세트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가정간편식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그간 구이용으로 손질한 생선, 간편 육수 등을 내놓긴 했지만 가정간편식 선물세트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반키친 가족한상 세트’ 등 신세계푸드의 제품을 주력으로 다양한 상품을 준비했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명절 음식도 간소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조리된 명절 음식을 먹기 좋게 포장한 가정간편식 세트나 내 마음대로 세트 상품을 구성할 수 있는 ‘DIY’(Do It Yourself) 세트 등을 내놨다.

롯데백화점은 완전 조리한 명절 음식을 배송해주는 ‘한상차림’ 상품을 기획했다.

상품 종류는 총 15가지로, 전·나물 모둠 세트와 소갈비찜, 잡채, 소고기뭇국 등 다양한 메뉴를 조합해 구성했다. 설 연휴 직전인 다음달 13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주문을 받고, 상품 수령 전날 요리해 15일까지 집으로 직접 배송해준다.

‘실버푸드’를 표방한 선물세트도 있다.

현대백화점이 지난 26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더 부드러운 선물세트’가 대표적이다. 연화식은 일반 음식과 맛이나 모양은 똑같지만, 훨씬 부드럽게 만들어 씹거나 삼키기 좋게 만든 음식이다. 가정간편식 형태로 연화식이 출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우 갈비찜·돼지 등갈비찜·한우 꼬리찜 등이 주요 메뉴로, 대부분 2~3시간은 조리해야 하는 음식이지만 전자레인지에 5~6분 데우는 것만으로 조리를 끝낼 수 있다.

취향에 따라 내 마음대로 상품을 골라 선물세트를 만들 수도 있다.

AK플라자에선 삼색나물, 동태전·쇠고기 완자전·호박전·꼬치산적 등 제수용 전, 양념 불고기 등 명절 음식 중 원하는 상품을 골라 세트로 만들 수 있다. 또 이마트는 선물세트의 중량을 줄여 개점 이래 최초로 1만원 대로 준비했으며 젊은 고객층이 선호하는 아보카도와 망고 등 이색 과일 선물세트를 선보이며 과일 세트의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절은 다양한 소비가 동시에 일어나는 시점”이라며 “빠르게 바뀌는 생활 양식을 반영해 폭 넓은 연령층을 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상품들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확대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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